자금 용처 규명 관건…정진상 12월 초까지 신병 확보 가능
검찰, “대장동 자금, 남욱→유동규→김용 순 전달”
성남시 1822억, ‘지분 7%’ 대장동 일당은 4040억 배당
이재명 개발사업 이익 환수 구조 관여 여부도 수사 대상
정진상 측 “유동규 진술 신빙성 없다” 주장
검찰은 “향후 공판 고려해서 증거 수집”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됐다. 대장동 수사팀 교체 후 4개월여만에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앞두게 되는 한편, 수사 정당성 논란도 상당부분 사그라들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부정처사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로 청구된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 실장은 2013년 7월~2017년 3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민간업자들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개발수익 210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 2월~2020년 10월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총 6차례에 걸쳐 1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2015년 2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사업자 선정 대가로 김만배 씨의 지분 24.5%에 해당하는 배당금 428억원을 나눠 받기로 한 혐의, 지난해 9월 검찰이 대장동 수사를 시작하면서 압수수색에 나서자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받는다.
검찰, 재수사 4개월 만에 이재명 정조준…향후 20일 분수령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까지 구속한 검찰은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수사만을 남겨놓게 됐다. 그동안 대장동 특혜의혹과 거리를 두던 이 대표는 ‘연결고리’로 지목된 정 실장의 구속으로 연관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정치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한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해 20일간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검찰은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 대한 혐의를 적용하면서 대장동 사업에서 나온 돈이 정치자금으로 조성됐다고 봤다. 앞으로 돈의 용처를 어느 정도로 구체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진술 자체를 거부했던 김 부원장과 달리 정 실장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총괄한 실무자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김 부원장에게 선거자금으로 돈을 전달한 게 사실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일정을 고려하면 검찰은 다음달 초 정 실장을 구속기소하고, 비슷한 시기에 이 대표에 대한 조사일정을 조율할 전망이다. 대장동 수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됐지만, 검찰에선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수사 실무진이 모두 교체된 이후 약 4개월 정도를 실질적인 수사기간으로 여기고 있다.
“진술만으로 수사한다” 수사 정당성 논란 일단락…정치자금 용처 규명 관건
법원이 당직자인 정 실장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점은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상 영장 발부 단계에서 도주 우려는 실형이 예상되는 경우 인정된다.
영장심사 단계에서 정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의 변호인은 전날 영장심사 직후 “이 사건의 핵심은 유동규의 변경된 진술이 과연 신빙성이 있느냐라고 생각했다”며 “진술 변경에 따른 이익이 누구에게 있는지, 진행중 수사와 관련이 있는지 등 검토해볼 때 유동규의 변경된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사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엄희준 부장검사와 강백신 부장검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상태다.
반면 검찰은 진술 외에 이미 물증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정 실장을 조사한 직후 반나절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 입장에선 어떤 증거를 하나만 가지고 사실관계를 확정하진 않는다”며 “향후 공판 과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해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물증을 확보했다는 의미는 자금의 사용처도 포함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장동 자금 용처를 둘러싼 개발사업자들의 법정 밖 진실공방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에게 자금으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는 다음주 석방될 예정이다.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전날 검찰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 변호사와 22일 0시, 김씨는 25일 0시에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대장동 사업 7% 지분, 4000억 이상 개발이익… 수익구조 관여 여부도 수사
정 실장에게 적용된 4가지 혐의는 이 대표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소지가 있다. 다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혐의가 4가지 중 어느 사유인지는 현 단계에서 명확하진 않다.
핵심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지분에 따른 배당이익 428억원을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과, 김 부원장과 함께 나눠 받기로 약정한 부분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 구속 단계에서부터 일관되게 세명이 정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공모한 것으로 혐의사실을 구성했다.
김 부원장은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인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이재명 대선 예비 캠프에서 조직을 맡아 광주 등 남부 지방을 돌고 있는데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 전 본부장은 이것을 자금 독촉으로 받아들이고 남 변호사에게 전달하면서 ‘김만배와 별도로 경선 자금을 마련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2020년 하반기부터 경기도 안양 박달동 탄약고 부대 이전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초기부터 대장동 사업에 관여하던 남 변호사가 이 사업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고, 탄약고 이전에 관한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러한 정황은 역으로 올라가 남욱→유동규→김용으로 전달됐다.
향후 수사 내용에 따라 유 전 본부장에게 적용됐던 배임 혐의가 이 대표에게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김 부원장 공소장에는 ‘이재명 시장과 정진상(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의 지시에 따라 2011년 7월경 유동규가 TF팀을 구성해 공단 업무와 무관한 위례신도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검토하게 되었다’고 기재됐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 대표의 지시가 있었고, 성남시보다 민간사업자가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 역시 조직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김 부원장 공소장에는 ‘민간업자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편의를 유동규에게 요구하고, 유동규는 그 내용을 공사의 시에 대한 보고를 통하거나 또는 정진상을 통해 이재명에게 전달하여 성남시 의사결정에 반영했다’고 기재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은 민간에서 추진됐고,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뜰’ 지분을 50%+1주를 갖고도 1822억원을 배당받는 데 그쳤다. 반면 지분 7%를 보유한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천하동인 주주들은 배당이익 5903억원중 4040억원을 가져갔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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