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만7261건 발생…전년比 2.5배 증가

고양이 찻길사고는 1만7527건…전체 대비 47%

한 달 평균 1460건 발생

정부, 로드킬 저감대책 발표…유도울타리 등 설치

전문가들 “도심서 로드킬 저감 시설물 설치 어려워”

“지자체 차원에서 중성화 수술, 안전 운전 교육 선행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 1. 직장인 김모(28) 씨는 지난 8일 오전 6시께 자택 앞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인 고양이 사체를 목격했다. 매일 출근길에 지나는 도로지만 고양이 사체가 길 한복판에 있는 것은 처음 봤다고 했다. 김씨는 “급하게 출근길에 오르느라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는데 하마터면 사체를 그대로 밟을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2. 서울시 한 구청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주모 씨도 고양이 사체를 종종 목격한다고 했다. 이른 아침 미화작업 중 찻길 사고(로드킬)를 당한 고양이 사체를 수거하는 과정에서다. 주씨는 “도로 곳곳에 흩뿌려진 고양이 내장을 치워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일반쓰레기를 치우는 것보다 심적으로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국내 도로에서 찻길 사고(로드킬)로 가장 많이 죽는 고양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고양이 로드킬 사건이 매달 1000건 넘게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에선 유도울타리 설치 등 저감대책에 나섰지만 도심에 주로 서식하는 고양이 특성상 중성화사업 등 도심환경의 특성에 맞춘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21년 고양이 로드킬 월별 통계. [국립생태원 제공]
2021년 고양이 로드킬 월별 통계. [국립생태원 제공]

28일 헤럴드경제가 국립생태원에서 받은 고양이 월별 로드킬 통계를 보면, 지난해 월평균 고양이 로드킬 건수는 1460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가 가장 많았던 달은 10월(1843건)로, 2000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월별로는 ▷1월 1056건 ▷2월 1293건 ▷3월 1364건 ▷4월 1139건 ▷5월 1207건 ▷6월 1661건 ▷7월 1691건 ▷8월 1595건 ▷9월 1555건 ▷10월 1843건 ▷11월 1785건 ▷12월 1338건 등이다.

로드킬은 사례는 해미디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국립생태원의 조사 결과, 지난해 전체 동물 찻길 사고는 3만7261건으로, 1만5107건인 전년 집계치보다 2.5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고양이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지난해 고양이 로드킬 건수는 총 1만7527건으로, 비중은 47%에 달했다. 고양이 다음으로 가장 많은 로드킬을 당한 고라니(1만847건)보다 6680건 더 많은 수치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로드킬 저감대책으로 내세운 야생동물 유도울타리 및 LED 야생동물 주의표지판.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로드킬 저감대책으로 내세운 야생동물 유도울타리 및 LED 야생동물 주의표지판.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야생동물 찻길 상위 80개의 사고 다발구간을 중심으로 야생동물의 도로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유도울타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유도울타리 설치가 어려운 지역에 대해선 사고 다발구간 사작점 앞에 운전자가 사고위험을 인지할 수 있도록 ‘LED 동물 찻길 사고 주의표지판’도 설치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저감대책에 대해 도심에선 도로환경에 따라 실행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고양이의 중성화사업을 확대하고 운전자 안전교육이 필수라는 제언이다.

송의근 국립생태원 생태적응팀 전임연구원은 “도심에서 LED 동물 찻길 사고 주의표지판 등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도로 상황에 따라 가능한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들이 있다”며 “도심에서 고양이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자체 차원에서 주인 없는 고양이들에 대한 중성화 수술을 좀 더 시행하고 운전자 안전교육 등의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