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환경 개선은 긍정적 평가
“경기 악화 당장투자는 어려워
감세규모 예상보다 적을수도”
정부가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최대 25%까지 올리겠다고 추진한 가운데, 실제 기업들이 누릴 세수 혜택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만 5조8000억원의 세수 감소 효과를 누릴 거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업계 주장은 다소 다르다. 정부의 세액공제율 확대가 투자환경 개선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올해 반도체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 세수 혜택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1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율 10%를 적용하면 대·중견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35%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기재부는 이번 공제율 상향으로 내년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약 3조65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과거 투자 규모 및 향후 투자 계획 등의 자료를 종합해 내린 추정치다.
주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의 세금 감면액만 6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난 4일 세제 전문조사기관 나라살림연구소는 정부의 재개정안이 발효되면 올해 삼성전자는 4조7251억~7조8753억원, SK하이닉스는 1조809억~1조8014억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양사의 3년 간의 기계장치 취득액 규모를 기반으로 산출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는 추정치에 불과하며 실제 세수 효과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해 반도체 경기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추가 세제 지원이 단기적 투자 확대로 이어지긴 어려워 추가적인 세금 감면 효과는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 결정의 핵심은 경기 상황”이라며 “투자를 하려던 기업이 다소 규모를 늘릴 수는 있겠지만, 실제 세수 효과 규모는 차후 상황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투자업계도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줄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2023년 메모리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대비 15% 축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절반 규모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조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는 업황 사이클에 따라 결정되기 마련”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제 추가 지원은 투자 환경을 개선해 반길 만한 일이지만, 단기간 투자 확대와는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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