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검거 17일 오전 인천 도착

‘변호사비 대납’ 질문에 “전혀 없다”

검찰, 이르면 18일 구속영장 청구

쌍방울 자금거래에 조사 집중될듯

상황따라 李대표 출석요구할 수도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모른다고 주장한 뒤 “검찰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박해묵 기자.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모른다고 주장한 뒤 “검찰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박해묵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함께 회사 주가조작, 불법 대북송금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입국했다.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한 가운데, 김 전 회장은 이 대표를 모른다고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구로 나와 검찰 수사관과 함께 이동한 김 전 회장은 취재진에게 “저 때문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에서 다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호사비 대납’을 묻는 질문에 “전혀 없다”며 이 대표를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최근 정치적 망명을 알아봤다는 언론 보도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수원지검으로 이송됐다. 송환을 위해 태국으로 간 수원지검 수사팀은 한국시각 3시께 출발한 대한민국 국적기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법상 국적기는 영토로 간주되는 점이 고려됐다. 체포 후 48시간이 넘으면 석방해야 하기 때문에 18일 오후 김 전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혐의의 중대성은 물론 수사 중 해외로 출국해 조사가 지연되면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횡령, 배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면 검찰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비롯한 쌍방울 관련 의혹 전반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최장 20일의 구속기간에는 체포기간도 포함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2월초까지 김 전 회장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 설 연휴 기간에도 수사를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쌍방울의 각종 의혹을 규명하려면 결국 자금의 종착지를 확인하고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때문에 향후 김 전 회장 수사는 쌍방울의 자금 거래 확인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에서 시작된 수사는 쌍방울 내부 부정거래와 횡령 의혹, 대북교류 사업 특혜 의혹으로 확대된 상태다.

다만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으로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김모씨가 송환을 다투기로 한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태국에서 체포된 김씨는 김 전 회장 검거 소식에 귀국 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거부하고 재판을 받겠다고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실무자 송환이 늦어지면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도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어 검찰도 예의주시 하고 있다.

김 전 회장 조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수원지검의 출석요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수원지검 수사팀도 대면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청 세 곳이 모두 출석을 요구하는 셈이 된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 10일 성남지청에 출석해 총 12시간 조사를 받았는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도 전날 이 대표 측에 이달말 출석을 요구한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가 중앙지검이 제시한 날짜에 실제 출석할지, 다른 날로 새로 조율할지는 미지수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