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2시간 일해 2만원 수입 최저임금 수준
치킨, 초밥, 샐러드 등 주문 쉴새없이 이어져
직장인, 주부, 학생 등 운동・취미삼아 동참
서울 강남 등서 월수익 1000만원 라이더도
과속, 신호위반, 아찔…사고 한번에 와르르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띵동 띵동” 스마트폰 화면에 쿠팡이츠 ‘배달대행료 7500원’ 주문 메시지가 울렸다.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40대 회사원 A씨는 수락버튼을 재빨리 눌렀다. 곧이어 차에 시동을 걸었고 몸과 마음이 바빠졌다. 5분 정도의 거리를 오가며 음식을 배달해 주는 비교적 간단한 미션인데 7500원이면 대우가 매우 좋은 콜이다.
“놀면 뭐해요. 한푼이라도 더 벌면 좋죠”
“이 일은 크게 힘들지 않고 은근히 운동도 되고 좋아서 투잡으로 하고 있어요”
민족의 대명절 설을 하루 앞둔 21일. 저녁 8시부터 밤 10시까지 그를 따라 광주시 북구 첨단지구 일대에서 쿠팡이츠 배달대행 아르바이트에 동참했다. A씨는 연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살피며 음식점과 배달지역의 동선을 빠르게 계산했다. 주문이 몰리는 피크타임에 머리를 잘써야 한푼이라도 더 쥘 수 있다.
서울의 한 대기업 중간간부로 일하는 그는 반년 전 이 일을 취미삼아 시작했다. 일종의 부업인데 하루에 2시간 정도 일하며 한달에 30만원, 많게는 40만원 가량을 번다.
배달대행은 시간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일 할 수 있고 특별한 자격요건도 없다보니 직장인, 주부, 학생 등이 시장플레이어로 뛰어들고 있다. 음식배달플랫폼에서도 고객과 함께 라이더가 많아져야 시장이 커지니 각종 수당과 미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처음으로 단건배달(한 번에 한 건만 배달)을 도입하며 후발주자로서 배달앱 시장에 안착했다. 광주는 지난 2022년 하반기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배달의민족도 단건배달을 진행하면서 경쟁은 치열해진 상태다.
음식주문은 쉴새없이 이어졌다. 설 명절에도 치킨, 햄버거, 초밥, 족발 등 음식을 배달해 먹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첫 번째 주문은 샌드위치와 샐러드, 음식값은 2만원이 채 안됐지만 배달대행료는 6500원이 들었다. 식당에서 고객 집과는 1km가 조금 넘는 거리인데 10분도 안돼 배달이 종료됐다.
코로나 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라이더와 고객이 직접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광주첨단상권은 인구 20만 가량이 몰려있는 광주중심 상권 중 하나다.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산업단지, 오피스텔, 공공기관이 몰려 있는데 최근에는 지식산업센터가 잇따라 입주하면서 IT기업이 늘었다. MZ세대가 늘면서 배달 대행도 늘어나는 추세다.
요즘 가장 핫한 아이템은 치킨과 샌드위치, 샐러드류다. 주문이 많을뿐 더러 일하기도 수월하다. 전통적 강자인 떡볶이, 족발, 피자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중국음식은 수요가 떨어지는 분위기인데 10대 여학생들 사이에서 마라탕이 단연 인기다.
두 번째 주문이 들어왔다. 떡볶이. 첨단에서 수완지구로 이동하는데 배달단가 6500원이다. 때마침 도착지 인근에서 첨단 비아로 돌아오는 초밥 주문 알림이 오면서 모두 수락했다. 운이 좋은 케이스다.
쿠팡이츠는 단건배달 중심이다 보니 배달대행료가 높은 반면 고객 요구가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배달 시간이 늦어지거나 경로가 조금만 이탈돼도 고객 컴플레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라이더들은 마음이 급해질 때가 많다. 시간이 돈이고 한콜이라도 더 잡으려다 보니 신호를 위반하고 과속으로 달릴때가 많다. 실제 이날 저녁에만 배달대행 오토바이들은 신호등을 무시하기 일쑤다. 아찔한 곡예운전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라이더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경찰이다. 신호위반이나 주정차 등 과태료 한번이면 그날 번돈 들이 그대로 사라지게 된다. 무엇보다 사고가 나면 그걸로 끝이 난다.
A씨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월 1000만원 수입을 올리는 라이더도 많다. 투잡이나 취미로 배달플랫폼 시장에 뛰어든 플레이어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면서 “배달대행의 경우 일에 몰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과속과 신호위반을 하는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이 중요하지만 사람이다 보니 이를 놓칠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2시간 가량 광주 첨단 일대를 돌았다. 설 연휴라 야간시간에는 교통체증이 원활해 막힘없이 배달미션을 수행했다. 밤 10시가 넘어 치킨 2700원 하는 주문콜이 들어왔는데 거절했다. 몸이 피곤한데다 단가도 낮았기 때문이다. 피크타임이 지나면서부터는 배달단가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날 수익은 2만원 남짓이다. 기름값 등을 제하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A씨와 진한 아메리카노를 한잔씩 나누며 서로의 노고를 위로했다, 그리고 새해 덕담도 건냈다.
2023년 골목상권에 불어온 대한민국의 새로운 외식 트렌드는 설 연휴에도 멈춤이 없었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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