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에 ‘사랑의 유람선’이 다시 뜬다. 로열캐리비언크루즈 등은 세계 곳곳의 바다에서 올해 벽두 사랑의 항해를 본격화했고, 우리나라를 출항하거나 들르는 국제관광 크루즈는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다른 관광기업들의 경영 마비는 코로나 3년인데 중국인들이 4분의 3을 차지했던 크루즈업계는 한한령 도발이 시작된 이후 6년간 긴 어둠의 바다를 표류해야 했다.
오는 3월 15일 부산항에 승객 600명을 태운 2만8000t급 ‘아마디아’호가 일본을 거쳐 입항한다. 기항지(중간 기착)여도 참 반가운 크루즈 부활의 신호탄이다.
올해 부산항엔 크루즈가 80여회 입항한다. 이는 코로나 확산 이전의 70~80%다. 물론 한한령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모자라는 수치다. 6월에는 속초를 모항(母港)으로 하는 우리 크루즈가 동아시아를 누빈다고 한다. 부산 모항 크루즈도 재개된다.
관광은 국부 3% 창출 효과도 있지만 국가브랜드 제고, 여타 산업으로의 제2, 제3의 가치상승 등 전방위적 효과가 있는 특수 산업이다.
음식·입장료·비행기표 팔아 10원을 번다면 여행객들이 한국 와서 매력과 신뢰를 느낄 경우 냉장고·반도체·자동차까지 사기로 결심하면서 500원 이상의 국가브랜드 상승효과를 돕는 분야다. ‘정책 가성비’가 매우 높은 관광산업을 홀대하면 바보·무능 정권이다.
특히 크루즈관광은 선상 콘텐츠의 풍부함과 기항지 하선 관광의 조화를 통해 만족감을 선사하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수익이 크고 승선객들의 사회적 영향력도 세며 한 번에 수천명 단위의 기업 인센티브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루트라는 점에서 캐시카우와 국격 모두 움켜쥐는 업종이다.
다른 관광기업들보다 3년 일찍 시작된 경영 마비, 남들보다 1년 늦은 리오프닝이지만 크루즈인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6년을 버틴 끝에 당찬 항해를 다짐하고 있다. 불굴의 크루즈인들에게 큰 성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자.
2017년 한한령 이전 한국행 크루즈관광객은 2014년 50만명, 2015년 100만명, 2016년 200만명으로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였다. 새로 잘 시작하면 고속성장의 탄력도 다시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하는 로열캐러비안크루즈 등이 올 들어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여행객들은 다시 만난 사랑의 유람선 위에서 ‘실크로드’ 예술 퍼포먼스, 루프톱 서핑·가상 낙하·러닝·수영·양궁·풋살·농구, ‘북극성 캐빈형 전망대’ 360도 조망, 김치와 한식을 포함하는 글로벌 미식, 스타들의 라이브쇼, 건강댄스 클래스, 감성 짙은 바와 라운지 등을 즐기며 사랑과 우정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은 더 유리하다. 각종 선상 프로그램이 크루즈 만족감을 좌우하기에 한류를 선상 콘텐츠에 접목할 경우 독보적인 지위를 점할 수 있다.
1일은 민·관 합동 관광인 ‘신년인사회 날’이다. 관광업계 회생에는 직접 현금 보상 2000억원 정도면 된다는 국회의원 연구모임의 진단이 있었다. 지방의 대형 관광대교 딱 하나 놓는 비용의 절반도 안 되는 돈으로 1만개 중소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돈 꿔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제라도 크루즈를 비롯한 관광업계가 실질적으로 부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7년 3000만명 시대’는 오지 않는다. [함영훈 문화부 선임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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