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했다며 이용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부장 김지숙)는 2일 아이폰6 시리즈(6·6+·6S·6S+·6E)와 아이폰7·7플러스 이용자 약 6만 명이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아이폰 고의 성능저하’ 논란은 애플이 2017년 하반기 아이폰6 시리즈와 아이폰7 모델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서 의도적으로 성능을 떨어트려, 신형 아이폰 구매를 촉진한다는 의혹에서 촉발됐다. 당시 애플은 업데이트로 인한 일부 기능저하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고 이용자들은 속도 저하, 애플리케이션 중지, 사진 촬영·음악 재생 중단 등 문제를 호소했다. 전세계 아이폰 이용자들도 공통적인 이용 불편을 겪으면서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에 애플은 2017년 12월 성명을 내고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변 온도 저하, 충전 불량 및 노후로 인해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성능저하 기능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이용자들은 애플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았고, 불필요한 기기 교체를 야기했다며 배상을 촉구했다.
국내를 비롯한 미국, 이스라엘, 칠레, 호주, 프랑스 등 국가에서 소송이 제기됐다. 국내 이용자들은 “아이폰이 휴대폰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많은 손해가 발생했다”며 2018년 3월 127여억 원 규모의 대규모 소송을 냈다. 애초 소송 의사를 밝힌 이용자들은 24만 명에 달했으나 실제 소송 참여한 이들은 약 6만 명이다. 1인당 청구 금액은 약 20만원 수준이다.
약 5년간 진행된 재판에서 애플 측은 당시 업그레이드가 일부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고, 배터리 문제가 있지만 전체적인 기기 성능은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이용자 측은 이를 사전에 고지해 소비자들에게 선택할 권리를 줘야 한다고 맞섰다. 더불어 성능 저하 관련 7차례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애플 측은 핵심기술 유출 우려를 들며 응하지 않았다.
애플은 전세계에서 제기된 유사 소송으로 각국에 많게는 수 천억원을 배상했다. 2020년 미국 소비자들에게 약 6026억원, 아이폰 1대당 약 25달러(약 3만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21년 칠레에서는 이용자 15만명에게 기기1대당 최대 50달러(약 5만 6000원)를 배상하는 25억 페소(약39억원) 지급 규모에 합의했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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