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이하 아파트 매수세↑
급매 위주 하향 거래 지속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지난해 9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속 추진 중인 부동산 연착륙 정책들이 거래량 반등을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계약 체결건수는 6647건으로 집계됐다. 서울과 인천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 이상 매매계약이 이뤄졌으며, 경기는 직전달(3150건) 거래량보다 35% 증가한 4264건으로 조사됐다. 1월 계약분에 대한 신고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아직 남아있어 거래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월 수도권에서 거래된 매매계약 5건 중 3건(62.8%)은 3억 초과~9억원 이하 구간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상승기 10억원대 이름을 올렸던 단지들이 9억원 이하로 거래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은 노원, 도봉, 성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9억원 이하 매수세가 집중됐다. 강남3구는 정비사업 단지와 대단지 위주로 거래가 늘며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소폭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1월 기준 24억원대(전용 76㎡)였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8억원대에 거래되고, 송파구 대단지의 경우 평균 21~23억원(전용 84㎡ 기준)에 거래됐던 단지들이 17~18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가격 내림폭이 컸다.
경기와 인천은 3억 초과~6억원 이하 거래가 과반을 넘겼다. 경기는 2021년 최고가 대비 낙폭이 컸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와 수원 영통구에서 3억 초과~6억원 이하 거래가 활발했다.
거래량이 늘어남에 따라 매수세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됐고, 3월 규제지역 다주택자 및 임대 ·매매사업자에 대한 주담대가 허용될 예정으로 거래제약이 컸던 수요자들의 부담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다만 현재 급매 위주의 하향거래가 지속되고 있고 이자상환 부담, 경기 불황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매수 심리가 반전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거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