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전 2R에 “논의중” 신중한 입장

투자 유치·주주 표심얻기 행보도

‘카카오의 반격’이 본격화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하이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SM 지분을 15% 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SM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등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 카카오가 경영권 분쟁에 본격 등판하면서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 내부적으로도 “(카카오의 공개매수) 내용을 확인, 내부 논의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7일 입장문을 통해 오는 26일까지 SM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번 공개 매수로 1조2500억원을 들여 SM 지분을 35% 가량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가 SM 지분을 4.9%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SM 지분은 39.9%까지 확대된다.

카카오의 선전 포고로 SM을 인수하려던 하이브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안그래도 공개 매수에 실패하면서 추가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카카오의 물량 공세로 더욱 지분 확대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하이브가 확보한 SM 지분은 15.78%. 풋옵션 물량까지 인수한다고 해도 19.43%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하이브가 카카오에 맞불을 놓기 위해 추가 공개 매수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가 제시한 15만원 혹은 그 이상의 가격으로 공개 매수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이브가 SM 인수를 목표로 최근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나선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하이브가 카카오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 매수를 시도한다면 카카오의 반격은 수포가 될 수도 있다.

하이브는 이와 별도로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도 열심이다. 하이브는 최근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열고 자신들이 그리는 새로운 ‘SM의 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진 현 경영진 측 사내이사 후보와는 다르게 하이브가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는 SM 3.0 그 이상을 구현해 내는 데 핵심적인 경영진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SM에 얼룩진 여러 가지 잘못된 관행과 문제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깨끗하게 단절, 정리할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당장 하이브가 입장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카카오의 공개 매수 발표 직후 “당사도 (카카오의 공개매수) 내용을 확인, 내부 논의 중”이라며 “현재 추가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SM 인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만큼 쉽게 입장이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가 공개 매수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카카오가 시간을 길게 끌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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