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라브4 PHEV’

국토교통부의 친환경차 등록추이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9월 기준 34만7395대를 기록했다. 2016년만 해도 등록된 전기차가 1만여 대 그쳤지만, 전 세계적인 친환경 바람을 타고 불과 몇 년 새 시장이 대폭 성장했다.

하지만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2535만5938대)와 비교하면 전기차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대세가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충전 스트레스’가 꼽힌다. 적은 충전소와 내연기관차 대비 긴 충전시간은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한다.

한국토요타가 최근 출시한 ‘라브(RAV)4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이런 고민에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남양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60㎞를 라브4 PHEV를 타고 달렸다.

2009년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라브4는 지난해 한국토요타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5세대다.

우선 ‘전기(EV) 모드’로 주행을 시작했다. 여타 전기차처럼 정말 조용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전기모드로 고속 주행을 하는 데도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까지 달리는 데도 힘이 전혀 모자라지 않았다. EV 모드로 주행할 경우 최고 시속은 135㎞다.

라브4 PHEV는 PHEV에 특화된 4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엔진의 개입 없이 전기만으로 움직이는 ‘EV모드’ ▷배터리 충전량을 유지하면서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HV모드’ ▷EV모드가 기본이다. 엔진출력이 필요할 경우 엔진의 힘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AUTO EV/HV모드’ ▷엔진의 구동력을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CHG HOLD모드’ 등이다.

다양한 모드를 선택하는 버튼은 기어봉 옆에 있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모드를 바꿀 수 있어 편했다. 특히 각 버튼을 이리저리 눌러도 주행 중 이질감이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에코·노멀·스포츠 주행모드 옵션도 제공한다. 원형 버튼을 돌려 조작하는 방식이다. 에코모드로 달릴 때는 차분했지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뒤에서 누가 밀어주는 듯한 힘이 느껴졌다. PHEV 특성상 전기차처럼 외부에서 직접 충전하는 것도 가능했다. 2시간 37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한 18.1㎾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됐다. 배터리 만으로 63㎞를 달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터리가 완전 충전된 상태에서 왕복 60㎞를 달린 뒤 최종 확인한 남은 주행거리는 12㎞였다. 중간중간 차의 가속력을 확인하기 위해 가솔린 주행모드를 활용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EV모드로 달린 것을 고려하면 공식 주행거리(63㎞)보다 더 많은 거리를 달린 셈이다.

힘 역시 내연기관에 뒤지지 않았다. 2.5ℓ 엔진과 전·후륜 모터의 결합으로 합산 출력 306마력을 만들어 낸 덕분이다. 가솔린 주행모드로 달릴 경우 복합연비는 15.6㎞/ℓ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기능도 유용했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설정해 놓은 속도 내에서 차량 흐름에 따라 스스로 속도를 조절해준다. 예를 들어 도로의 커브에 진입할 경우 알아서 속도를 낮춰 안전을 확보해 줬다. 또 커브가 끝나는 지점에서는 다시 속도가 빨라졌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도 똑똑했다. 백색 및 황색 주행선을 감지해 차선 이탈 경고를 활성화했다. 특히 커브길에서 차선을 유지할 때 급작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핸들이 돌아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차량 디자인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면 중앙에 블랙 유광으로 마감된 메쉬 타입 그릴이 스포티한 분위기를 낸다. 널찍한 트렁크는 라브4 PHEV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2열을 접을 경우 성인 2명이 누워서 넉넉하게 ‘차박(차+숙박)’도 가능할 듯했다.

다만 실내 디자인은 다소 아쉬웠다.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는 최근의 추세와 비교하면 8인치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작게 느껴졌다. 내비게이션 지도 역시 복잡하고 직관성이 떨어졌다. 기어봉, 각종 물리식 버튼들도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라브4 PHEV의 가격은 5570만 원이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30년에 가까운 모델의 역사와 토요타가 지닌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증명하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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