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지하철 한산해도 ‘노마스크’ 드물어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20일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최모(32)씨의 주머니엔 포장을 뜯지 않은 마스크가 들어있었다. 최씨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해 집에서부터 벗고 왔는데, 혹시 모르니 챙겨만 왔다”고 했다. 그러나 오전 7시께 서울 4호선 지하철 한 칸에 탄 18명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최씨를 포함해 5명뿐이었다.
최씨는 “지금은 지하철이 텅텅 비어있는 수준인데도 아직은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더 몰리는 퇴근길엔 마스크를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벗는데 신중한 모습이었다. 이날 출근시간대 대중교통에서 만난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썼다. 여전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갖거나, 이날 전국에 ‘나쁨’ 수준으로 예상된 미세먼지 농도에 마스크를 챙겼다는 이들이 많았다. 다만 역사 내 승강장에서 이동할 때에는 마스크를 벗거나, ‘턱스크’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전 7시께, 비교적 한산한 서울역 지하철 승강장에선 10명 중 3명 꼴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직장인 김유경(34)씨는 “확진자도 줄어들어 이젠 코로나19가 끝났나 싶었는데, 얼마 전에 아버지가 뒤늦게 확진돼 많이 아프신 걸 보고 나선 나도 재감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산한 시간이라 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이라고 했다.
반면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환승 구간으로 향하던 직장인 정유찬(29)씨는 “일어나서 창문을 봤더니 미세먼지가 심각해 마스크를 가지고 나오긴 했는데, 숨이 차거나 답답할 때 턱스크 정도는 하려고 한다”면서 “그동안 답답했는데 이게 어딘가 싶다”고 했다.
같은 시각 강남구 역삼동의 버스 정류장 역시 비슷했다. 여전히 대부분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긴 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달라진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 한 승객이 버스를 타기 직전 마스크를 찾지 못해 가방을 뒤적거리자, 기사가 “그냥 타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던 승객 김모(29)씨는 “마스크를 아예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며 “지금은 실내, 실외에서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니 오로지 대중교통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닌 거였는데, 앞으로는 가지고 나오지 않는 날이 더욱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오전 8시30분으로 접어들며 서울역 역사가 붐비기 시작하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모(27)씨는 “오늘 안 써도 되겠다는 마음으로 나오긴 했는데 막상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써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내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2020년 10월 중앙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지 약 2년 5개월 만이다. 다만 출퇴근 시간대 등 혼잡한 상황에선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지난해엔 5·9월 두 차례에 걸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으며 올해 1월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중대본은 현재까지 상당수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 마스크 규제를 더 완화하더라도 급격하게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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