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만든 도청 탐지 앱 사칭해 깔게 한 뒤

스마트폰 속 모든 정보 빼내고 통화내용 도청

관공서 확인 전화하면 中조직으로 연결…발신전환 기능까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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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경찰의 스마트폰 도청 탐지 앱을 사칭한 악성 앱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인 조직원 3명이 경찰에 차례로 검거·구속됐다. 이들 조직이 만든 사칭 앱은 피해자들이 일선 경찰서와 검찰청을 비롯해 국내 정부·금융기관이 실제 사용중인 번호로 확인 전화를 걸 경우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로 발신 전환하는 기능까지 갖춰 피해자들을 감쪽같이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은 경찰이 대국민 서비스용으로 제작·배포한 ‘폴-안티스파이앱’을 사칭한 악성 앱을 유포한 뒤 개인정보를 탈취해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사용한 보이스피싱 콜센터 관리자 A(32·중국국적)씨 등 3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차례로 검거·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피해자들의 스마트폰에 경찰 사칭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이후 보이스피싱 범행을 통해 166명으로부터 61억원 상당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조직이 만든 경찰 사칭 앱은 해당 스마트폰의 기기 정보(전화번호, 휴대전화 기종, 운영체제 버전, 착·발신 여부, 위치정보) 및 저장정보(전화번호 목록, 통화기록, 메시지 등)를 탈취하는 기능 외에도 피해자들의 통화내용을 도청하고,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청취하는 기능 등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자들이 정부·금융기관 등에서 실제 사용 중인 전화번호(총 7099개)로 발신하는 경우 중국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콜센터로 발신 전환함으로써 피해자들의 확인 전화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기능도 담겨 피해자들의 의심을 씻어냈다.

피해자가 사실 확인을 위해 경찰이나 검찰, 금융감독원, 은행 등 1094개 기관의 공식 전화번호 전화를 걸어도, 실제로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전화를 받아 “해당 내용이 맞다”고 확인해주는 식이다.

경찰은 이들이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스마트폰 기기를 이용해 자신들의 사칭 악성 앱이 정상 작동되는지를 주기적으로 시험하고, 수사기관이 사칭 악성 앱을 분석해 추적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앱을 암호화하는 등 범행 과정에 치밀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칭 악성 앱이 유포된 초기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긴밀히 협조해 유포사이트, 정보수집 서버 등을 차단하고 국제공조를 통해 정보수집 서버를 신속히 확보함으로써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어떤 정부 기관도 카카오톡 등 쪽지창, 사회 관계망 서비스 등을 이용해 압수수색영장, 구속영장을 발송하지 않는다”고 국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