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부산에서 지금 10명 넘게 몰려와서 계약하고 난리났어요.”(서울 장위동 주민 L씨)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최대 호황을 누린 대구, 부산 등에서 투자 수익을 올린 사람들이 저평가된 서울에 주목하고 역귀성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모 부동산에는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와 주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이들은 부산, 대구 등 영남권 부동산 투자 동호회 모임 회원들로,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유망 지역을 답사하고 투자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매매 계약까지 체결한다고 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회원은 “우리 투자 모임은 부산, 대구 등 영남권 거주자들이 많은데 최근 부산, 대구 지역에서 부동산 주택 호황을 업고 투자 수익을 꽤 올렸다”며 “최근에는 투자 대상을 전국권으로 넓혀 인천 지역을 답사했고 이번엔 서울 지역을 답사하러 왔다”고 했다.
그는 “서울에서도 뉴타운 지역이 몰려 있는 서울 강북권이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며 “서울은 거시적으로 향후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적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비교적 저렴한 서울 강북권 뉴타운 소액 지분 매매 위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주로 원룸, 빌라 등 1억~2억원대의 소액 매물 위주로 투자했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시선에는 기대와 회한, 의구심이 교차했다.
한 주민은 “이 지역은 뉴타운 추진으로 급등했다가 10년 가까이 정체되면서 기다림에 지친 주민들 일부가 헐값에 급매물을 내놓았는데 그런 매물을 사려는 것 같다”며 “상황이 급한 사람들은 팔아서 좋겠지만 이러다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다른 한 주민은 “뉴타운이 지지부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그들이라고 별 수 있겠느냐”면서 “여기 사정을 잘 모르니 유망한 것으로 잘못 보고 찾아온 거 같다”고 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들의 투자에 대해 실패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1억~2억원대인 강북의 원룸이나 빌라 등에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고 투자하면 초기 투자금이 30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뉴타운이 진행돼 개발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손해볼 게 별로 없다. 밑져야 본전 이상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방 투자자들의 역귀성 투자 행렬은 서울 및 수도권에 그치지 않고 평택, 세종시 등 호재가 있는 지역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종시의 한 아파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세종시 투자자들은 주로 충청권 거주자가 많지만 수도권은 물론, 영호남 투자자들 또한 상당수에 이른다”며 “입지적으로 어디서나 가깝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신도시 투자, 평택항 활성화,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 ‘삼겹’ 호재가 있는 평택 역시 지방 투자자들의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택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평택 미군기지 인근에 분양한 한 아파트는 수도권 투자자들뿐 아니라 지방 투자자들도 렌탈용으로 눈독들이며 여러 채 계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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