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CCTV에 찍히는 공개된 장소에서밖에 범행을 몸소 실천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3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계획범죄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CCTV에 이들의 버젓이 범행 장면이 찍힌 점 등을 이유로 '납치할 수밖에 없는 어떤 절박한 사정'이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그렇게 절박하게 되는 경위는 일반적으로 청부나 시간이 촉박해야 절박하게 일을 처리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공개된 장소밖에 선택할 수 없었던 데는 일단은 비면식 관계이고, 시간에 쫓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두 사람만의 행적으로는 지금 보이지 않는다"면서 "계획을 하기는 했으나 여러가지 우발적인 요소들도 존재하는 게 도주할 때 범인 본인의 카드로 차량을 렌트를 했다. 전문가 같지 않은 이런 수법들도 사용되는 걸 보면 상당히 계획적이고 치밀한 부분이 있지만 동시에 여러 사람이 개입된 사건이라서 우발성도 함께 존재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피의자 3명 외에 누군가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들린다'는 진행자의 말에 이 교수는 "그럴 것 같은 게 지금 피의자들이 폭행만으로 여성을 납치한 게 아니고 주사기를 사용하고 혈액 속에서 수면제 성분인지 마취제 성분인지 뭔가 약물이 검출이 됐다라고 들었다"며 "그런 약물은 일반인들이 그냥 약국에서 대충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씨가 검거된 장소도 성형외과이고 하다 보니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이씨 등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대전에서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목격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납치 현장 인근 CCTV를 통해 범인들을 추적해 지난달 31일 경기 성남에서 황씨와 연씨를, 강남구 논현동에서 이씨를 각각 체포했다. 체포 당일 이들이 유기했다고 진술한 장소에서 피해자 시신도 발견했다.
이들은 2∼3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미행해 동선을 파악하고 범행 시 역할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일 황씨와 연씨가 피해자를 직접 납치·살해해 시신을 유기했고, 이씨는 범행 도구를 제공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씨가 피해자와 과거 가상화폐 투자에서 비롯한 형사사건에 함께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피해자의 가상화폐 보유 규모나 재력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경찰에 체포된 뒤 피해자와 관계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납치·살해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이들의 구체적 범행 동기·경위, 공범 관계를 종합적으로 수사한 후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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