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분기 기준 최고 영업실적
1분기 제네시스 판매 11.1% 증가
기아 영업이익은 2조6000억 예상
합산 6조2000억, 토요타 추월 전망
현대자동차가 고급화·SUV(스포츠유틸리티차)·전동화 전략으로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급 판매를 이어가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올렸다. 기아와 합산 영업이익은 6조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완성차 판매량 1위인 일본 토요타를 뛰어넘을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1~3월) 실적은 ▷판매량 102만1712대 ▷매출액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의 목표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7%, 86.3% 증가했다.
1분기에만 5만5936대(전년비 11.1%↑)를 판매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량 증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11월 출시 이후 지난 3월까지 누적 판매량 90만3874대(국내 63만3318대, 해외 27만556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80만대를 돌파한 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5개월 만에 90만대를 웃도는 성과를 올렸다.
성장판이 열린 SUV 부문도 꾸준하게 실적을 냈다.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에서 SUV가 판매하는 비중은 전년 1분기 대비 0.7%포인트 증가한 52.7%였다. 투싼과 산타페, 크레타(글로벌 모델) 등 주력 SUV 차종의 판매량 확대 덕분이다. 여기에 제네시스가 최근 출시한 GV70과 GV80 등 SUV 라인업의 판매량이 같은 기간 10.2%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투싼과 싼타페 판매량 증대가 실적에 큰 힘을 실었다”면서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SU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이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전동화 전략’의 결실도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먼저 출시한 아이오닉5에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8% 증가하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 중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은 올해 1분기 5599대가 팔리며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까지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40% 증가했다.
‘북미 생산 규정’을 지킨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가 우려됐던 미국시장에서도 전동화 모델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실제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서 선보인 아이오닉 시리즈의 지난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전에는 5%에 불과했던 리스 비율을 지난해 3월 35%까지 늘리면서 보조금 피해를 최소화했다”며 “세계 무대에서 여러 차례 수상을 한 아이오닉5나 아이오닉6는 IRA 여파에도 판매량이 줄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업계가 예상하는 기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2조6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조6065억원) 대비 38% 증가한 수치로, 현대차와 함께 역대 최대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대차와 합산한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올해 1분기 토요타의 영업이익 전망치 5094억엔(5조1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1분기 호실적의 배경으로 정의선 회장의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그간 해외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소형차를 판매했다. 소비자의 인식 역시 ‘가격’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수익성이 높은 차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SUV와 전기차에 투자를 늘리면서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뤘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IRA로 인한 영향은 내년부터 차츰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현재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에서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또 북미산 배터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합작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립되는 공장에선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한다. 기아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 한편 미국 생산기지의 전동화 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성수기로 분류되는 2분기에는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지고, 공장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생산량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아이오닉6, 아이오닉 5 N‘,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등 전동화 모델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시장 점유율 증대도 예상된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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