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관련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당한 정당에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통진당은 지난 2월 26일 오병윤 원내대표 대표발의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심판의 경우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발의문에 따르면 “형사소송법에는 불리한 증거에 대해 피청구 대상자의 반대신문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제시한 증거에 대해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있으나 민사소송법은 공문서가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정당해산심판절차에 민사소송법이 적용되면 국가가 제시한 증거 그 자체로 증거능력이 인정돼 정당해산청구를 당한 정당은 반대신문권이 박탈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헌법재판소법 40조 1항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심판절차에 관해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탄핵심판의 경우에는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하고, 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의 경우에는 행정소송법을 함께 준용한다”고 나와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정당해산심판의 경우에도 형사소송법을 준용한다는 조항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회법제사법위원회의 판단은 “현행 규정을 개정해야만 하는 필연적 사유가 존재한다고 단언하기 어렵다”이다. 법사위는 구체적으로 ▷민사가 형사 일반에 널리 준용되는 절차법 성격 ▷헌재 성질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민사 준용 ▷헌재 이미 40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 기각 등을 이유로 들었다.
통진당은 올 1월 헌법재판소법 40조 1항이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으나 헌재는 ‘준용조항은 불충분한 절차진행규정을 보완하여 원활한 심판절차진행을 위한 것으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하도록 한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반면 지금의 민사소송법 준용 규정이 불완전하다는 반론도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공법학회가 작성한 ‘정당해산심판제도에 관한 연구보고서’ 중 정당해산심판절차를 형사에 가깝다고 보는 의견 중에는 ▷국가의 형벌권실현을 통해 객관적 법질서를 유지하는 형사소송에 더 유사 ▷똑같이 구두변론으로 심판하는 탄핵심판은 형사 준용 ▷피청구 정당 반대신문권 박탈 ▷청구 정당 주요조직, 간부에 대한 압수수색 법적 근거 필요 등이 있었다.
이와 함께 ‘정당해산심판절차는 순수한 민사소송절차와는 달리 규율해야 할 여러 가지 특질이 포함’, ‘청구인인 국가가 제출하는 각종 증거자료들에 절대적 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음’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에 따라 학회는 정당해산심판절차에서 고유한 소송절차를 입법화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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