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 중인 상대방 휴대전화 가져간 A씨

1심서 벌금 70만원 선고…그대로 판결 확정

당초 절도 혐의로 재판 넘겨졌으나 무죄로

자기 것처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 없었다는 판단

절도 대신 재물은닉죄가 유죄로 인정돼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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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자신과 민사소송 중인 상대방의 휴대전화를 가져간 피고인이 절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자기 물건처럼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절도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인형준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지난 4월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절도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재물은닉죄를 인정했다. 검찰과 A씨가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서울의 한 오피스텔의 전 관리업체 소속 관리소장인 A씨는 민사소송 상대방이던 오피스텔 관리위원장 B씨가 2022년 3월 회의실에 놓고 간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절도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절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인 판사는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 의사’는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록에 의하면 A씨가 B씨의 휴대전화를 몰래 가져가 오피스텔 내 집수정에 버린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가 B씨의 휴대전화를 가져갈 당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휴대전화를 가져간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버린 점 ▷그 사이 B씨의 휴대전화를 통화나 문자 전송, 자료 검색 등 방법으로 경제적 용법에 맞게 이용한 바 없는 점 등을 들었다. 또 ▷B씨 휴대전화는 일정 패턴을 입력해야 사용할 수 있는 보안 장치가 걸려 있었기에 애초에 A씨가 사용할 수 없던 점 ▷추후에라도 A씨가 B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처분하기 위해 계속 소지하려 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도 판단 근거로 밝혔다.

다만 A씨에게는 재물은닉죄가 인정됐다. 인 판사는 “A씨가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이고, B씨와 합의해 B씨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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