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침사추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로이터]
홍콩 침사추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의 여행블로거인 샤오티엔티엔은 최근 소셜미디어(SNS) 샤오홍슈(小红书) 계정에 충칭시 여행 기록을 담은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오전 9시에 현지 공항에 도착해 바로 유명 음식거리로 향한 후 “24시간 안에 21개의 음식을 먹었다”고 밝혔다.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여러 음식을 먹기 위한 그의 여정은 게시 이후 11만회 이상 조회되며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서 올들어 24시간 혹은 48시간의 ‘초단기 여행’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치솟는 청년실업률 속에 여행에 많은 돈을 지출하기 어려운 젊은이들이 최소한의 경비로 여행에 나서면서, 이 같은 ‘특수부대식’ 여행이 나서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중국의 이 같은 여행 트렌드에 주목하며 “초단기 여행의 육체적 힘듦을 반영한 ‘특수부대 스타일’의 여행이 금전적 여유가 없거나 일을 쉴 시간이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 웨이보에는 ‘청두에서 24시간’, ‘산터우에서 48시간’ 등 초단기 여행과 관련한 수 많은 게시물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레저 회사에서 근무했던 시유 씨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여행은 하고 싶지만 자금 여력이 되지 않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면서 ‘특수부대 스타일’의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그는 “싸고 하루 안에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여행이 인기”라면서 “이 같은 현상은 요즘 젊은이들이 돈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초단기 여행의 인기는 치솟는 실업률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청년들이 처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 2분기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1.3%를 기록했다. 16~24세 5명 중 1명이 실업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도 이렇다할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6.3% 성장하며 7%를 웃돌 것이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더불어 지난 6월 소매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월 12.7%보다 크게 떨어진 데다 시장전망치(3.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제가 안 좋다보니 여행에 쓰는 비용도 줄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노동절 연휴동안 여행 건수는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전 대비 증가했지만, 1인당 지출은 10.5% 감소한 75.4달러(약 9만8000원)에 그쳤다.

야팅 쉬 S&P글로벌 경제학자는 “여행 의지의 측면에서 상반기 국내 관광은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소비의 측면에서는 아직 회복의 여지가 있다”면서 “소비가 여행객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전반적인 소비 수준 하향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