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고금리로 큰 이익을 얻은 은행들로부터 횡재세를 걷는다. 스페인, 헝가리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은행에 대한 고율 세금을 부과하고 나서면서 기존 에너지 기업에 집중됐던 유럽의 ‘횡재세’ 물결이 금융권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1년간 한시적으로 은행들에게 40%의 횡재세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은행 등 대출기관이 달성한 초과 이익의 40%를 세금으로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횡재세 도입은 잇따른 금리 이상을 기회로 ‘이익 잔치’를 벌여 온 은행권에 대한 징벌적 조치로 해석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은행들은 대출 이자는 올리고, 예금 금리 인상은 미루는 방식으로 고금리 여건 속에 기록적 이익을 거뒀다. 로이터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은행들의 부당한 행동을 처벌하려는 정부의 의도”라고 전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 “그러나 소비자에겐 그만큼의 (예금금리) 인상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횡재세는 은행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시티은행은 횡재세로 인해 이탈리아 은행들이 올 한해 벌어들인 수익의 최대 12%를 세금으로 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횡재세 도입으로 이탈리아 정부가 최대 30억유로(약 4조3297억원)의 추가 세수를 거둘 것으로 관측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추가 세수를 차입 비용 상승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스페인과 헝가리 등은 이미 대출기관에게 횡재세를 걷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7월 에너지기업과 함께 은행에 대해서도 초과이익분에 대한 횡재세를 올해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부과키로 했다. 당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대형 은행들이 금리 인상으로 이익을 보기 시작했다”면서 “기업이 위기로부터 이익을 취해 자신들의 연봉을 살찌우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헝가리는 은행뿐만 아니라 에너지기업과 항공사와 통신사, 제약사 등에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 많은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값 급등으로 막대한 마진을 남긴 에너지기업들에 대해 횡재세를 도입하고 나선 가운데, 은행에 대한 횡재세를 도입하는 국가도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금리 상승은 은행에 기록적 이익을 가져다줬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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