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비야디(BYD) 매장. 왕촨푸 비야디(BYD) 회장은 지난 6월 베트남 부총리를 만나 전기차공장 투자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비야디(BYD) 매장. 왕촨푸 비야디(BYD) 회장은 지난 6월 베트남 부총리를 만나 전기차공장 투자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이 미국 주도의 ‘탈(脫)중국’ 기지로 주목받는 동남아시아 주요국과 멕시코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밖 주요 생산거점도 이른바 ‘차이나 머니’가 점령하면서 첨단기술 및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21년 기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대한 중국의 직접 투자액이 520억달러(약 69조6900억원)로, 미국(512억달러)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차이나머니가 유력 탈중국 기지인 동남아를 집어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동남아를 향한 중국의 투자 열기는 더 뜨겁다. 1~6월 중국 기업들의 대(對)베트남 투자는 27억달러(약 3조61905억원)로, 전년동기대비 3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국에 대한 중국 기업의 국내 직접투자 규모는 약 17억달러(약 2조278억원)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동남아에서 전기차 분야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눈에 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비야디(BYD)의 왕촨푸 회장은 지난 5월 쩐홍하 베트남 부총리를 만나 베트남 내 전기차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6월 말에는 나릿 텃스티라삭디 태국 투자청장이 중국 유력 전기차업체 간부들과 연이어 회담한 바 있는데, 당시 나릿 청장은 “타국은 (해외기업의) 전기차 생산과 수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에서도 중국 자본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멕시코에 새로운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을 발표한 가운데, 이후 공장 설립 예정지 인근에서 중국계 자동차 부품회사의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대멕시코 투자 건수는 총 18건으로, 1위인 미국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들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 또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니켈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지 제련소의 70%가 중국 기업이다.

닛케이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이 우방국으로 공급망을 옮기는 ‘프렌드쇼어링’을 서두르고 있지만, 베트남과 태국, 멕시코에 대한 투자로 중국이 기선제압에 나서고 있다”면서 “첨단기술을 현지에서 공동개발하는 정도가 아니면 동남아에서 중국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