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장기화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

글로벌 CEO 3분의 1 “금융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저해”

영국 런던 카나리워프 금융지구 빌딩사이를 걷고 있는 행인들의 모습 [로이터]
영국 런던 카나리워프 금융지구 빌딩사이를 걷고 있는 행인들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전년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각국 정부의 잇따른 긴축 통화정책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4~9월 전세계 M&A 거래 규모를 집계한 결과 1조1900억달러(약 1618조995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M&A 건수도 2만5000건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유럽의 경우 M&A 거래 규모가 2461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1% 줄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 기간 유럽기업이 진행한 대형 인수거래는 프랑스 뷰티 대기업 로레알의 화장품브랜드 이솝 인수가 사실상 유일했다.

미국의 M&A 역시 전년대비 18% 줄어든 5151억달러를 기록했고, 중국의 경우 17% 감소한 1437억달러로 집계됐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이후에도 중국의 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전반적인 기업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본의 경우 M&A가 유독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일본의 M&A 규모는 36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닛케이는 “저금리로 자금조달 여건이 양호한 데다 코로나 19사태 이후 경제 제개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과 불안한 성장 전망은 글로벌 정가가 전반적으로 M&A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컨설팅기업 EY가 연초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은 ‘금융정책 방향성의 불투명성’을 M&A 등 성장형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