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대통령을 포함한 우리나라 권력 지형은 ‘국가 의전 서열’에 잘 나타난다.
정부 의전실무편람에 따르면 국가 의전 서열 1위는 대통령이다. 2위는 국회의장이며, 3위는 대법원장, 4위는 헌법재판소장, 5위는 국무총리, 6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 7위는 여당 대표, 8위는 야당 대표이다.
하지만 실제 권력의 크기는 시기에 따라 바뀐다. 대통령의 경우 임기가 시작할 때에는 막강하지만, 임기 말기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미래 권력의 부상 속에 ‘레임덕’을 겪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변화이다.
2015년 2월 25일부터는 박근혜 대통령 3년차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임기의 절반을 지난다는 점에서 ‘현재 권력’의 영향력이 정점에 이른다고 봐야 한다. 이는 반대로 점차 ‘미래 권력’으로 무게추가 기울게 되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올해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해야 하고,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권력 지형의 변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권력 지형 변화기에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의전서열 7위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이다. 김 대표는 임기가 2016년 7월까지 임기 중 총선을 치르면서 자기 세력을 만들게 된다. 조직력을 갖추게 되는 것으로 이는 곧 ‘미래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를 견제하려는 세력의 움직임 속에서 김문수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의 부상을 점치기도 한다.
미래 권력의 등장 시점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그리고 김 대표의 지지율 추이 속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여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말 39%선까지 밀렸다 43%선을 회복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해말 새누리당 지지율(40.6%)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지난해말 12%선에 그친 김 대표의 지지율이 20%선을 넘어설 때 미래권력과 현재권력이 부딪히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낮아질 때 새로운 당청관계를 모색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향후 정치 일정에 따라 미래 권력자 부상 여부가 달라질 전망이다. 문 의원의 경우 2ㆍ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게 되면, 다시금 대선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박 시장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여야 미래 권력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바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본인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반 사무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그가 임기를 마치는 2016년에 대통령선거가 있다는 점도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대한민국 미래 권력 지형 변화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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