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신고가 비중 8.7% 그쳐
매수우위지수는 강남권-강북권 편차 나타나
주택 구매 장벽 높아져 시장 ‘숨고르기’ 관측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급매’가 나간 이후 매입 가격 부담이 커지며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 등으로 매수심리가 다시 주춤해, 부동산 시장 계절적 비수기가 이르게 찾아올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25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24일까지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는 2484건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8665건으로, 신고가 거래 비중은 8.7% 수준이었다. 이는 최근 2년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재작년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4만1986건 중 2만2087건으로 무려 52.6%에 달했고, 작년에는 1만2000건 중 3300건으로 27.5% 수준이었다.
이는 그동안의 거래량 증가세가 급매 위주 거래에 치우쳤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고점을 회복하는 단지도 늘며 아파트 매수 비용 부담은 커져, 수요자들은 다시 신중해질 것이란 관측도 이어진다. 부동산 매수심리 관련 지표는 증가세였지만, 과거 부동산 활황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32.85를 기록해 전월(32.64) 대비 0.21포인트(p) 올랐다. 올해 1월(17.88)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2년 전인 2021년 9월(108.31)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 났다. 매수우위지수는 표본중개업소에 시장 동향에 대한 설문을 실시해, 조사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다. 0~200 범위 이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 많음’을 의미하며,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 많음’을 뜻한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금리 인상 사이클에 접어든 2021년 9월(108.31) 하락 전환, 2021년 10월(99.9)엔 두자릿수로 떨어진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9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매수우위지수는 36.55였다. 지방권의 5개 광역시는 22.81로 더 낮았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전체 수도권 및 지방 대비 높았지만, 서울 내 지역별 편차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41.41를 기록했고, 이 중 강남 11개구(48.25)가 강북 14개구(33.82) 대비 14p 이상 높았다. 실제 아파트 거래량도 강남권 비중이 높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 이달 25일까지 332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강남권 11개구 거래량은 1723건, 강북권 14개구 거래량은 1604건이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로 좁혀보면 581건으로, 전체의 17.5%를 차지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주택 구매 장벽이 높아지며 서울 내 부동산 거래량도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0월 들어선 확실히 체감상 거래가 줄고 있다”며 “우선 고점의 85~90% 수준까지 회복하는 지역이 나오며 연초보다 매입 가격 부담이 커졌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 등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