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성과없어 조기 레임덕 우려 4대분야 개혁 강력 의지 ‘배수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 총력 소통의 리더십 변화 가능성 주목
“내년은 집권 3년차로서 국민들께 행복과 희망이 보이는 한 해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 각 부처별로 내년 업무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매우 분주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무엇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도록 업무계획을 수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작년 12월 23일 국무회의)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을미년(乙未年)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말의 성찬’만으로 국정을 운영하다간 콘크리트 지지율 40%대를 버텨주고 있는 핵심 지지층도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걸 앞선 집권 2년차까지 심심치 않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474’…‘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사수하라=박 대통령은 작년 1월 6일 신년구상ㆍ기자회견에서 그의 경제정책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2017년까지 마스터플랜으로, 이게 차질없이 추진되면 3년 뒤엔 잠재성장률 4%,ㆍ고용률 70%ㆍ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등 이른바 ‘474’가 가능해진다고 박 대통령 스스로 밝혔다. 3개년 중 1년이 지나간 현 시점에선 ‘474’라는 목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더욱 채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각 부처의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이 3개년 계획이 성과를 낼 방도를 담아오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이미 너무 많이 쓰여서 ‘클리셰(clicheㆍ상투어)’의 느낌도 나지만 상당히 방대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3대 추진전략만 봐도 ▷비정상의 정상화(기초가 튼튼한 경제) ▷창조경제 통한 역동적 혁신경제 ▷내수와 수출이 균형있는 경제 등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뽑아내기 어려운 숙제인데도 박 대통령은 올해가 자신의 임기동안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라며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에 총력을 다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팔자(八字)론’ 속 개혁 결기=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2일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 우리가 역대로 하다 하다 힘들어서 팽개치고 꼬이고 꼬여서 그냥 내버려 둔게 눈 앞에 쌓였다”며 “이게 우리 팔자다 생각하고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팔자론’은 공공ㆍ노동ㆍ교육ㆍ금융 등 4대 분야 개혁을 두고 나온 것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목표 달성도 버거운 판에 구조개혁까지 도맡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친 격이다. 이들 4대 분야 개혁은 기득권과의 싸움이어서 자칫 한 분야에서라도 삐끗하면 개혁의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정면돌파를 택한 걸로 보인다. 적어도 발언만 보면 그렇다. 박 대통령은 노동 개혁에 대해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막을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저해한다”고 했고, 금융을 두고는 “보신적 행태로 현실에 안주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공부문에 대해서도 유사ㆍ중복기능 통폐합을 주문했다. 개혁 대상 지목과 접근 방법이 옳다는 평가는 많지만, 과연 이 모든 과제를 대통령만의 의지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느냐에 관해선 의문을 갖는 시선이 적지 않다.
▶朴, 소통의 정치로?=박 대통령을 따라 다니는 불통 이미지가 올해엔 지워질지도 관심사다. 당장 10여일 뒤로 예상되는 신년 국정구상ㆍ기자회견 자리는 대국민 소통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은 이 회견을 계기로 확실히 매듭짓고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김기춘 비서실장 및 문건에 언급된 비서관 3인방에 대한 인적 쇄신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괜한 논쟁의 불씨를 살리느니 이들을 털고 갈 것이라는 예상과 대안부재라는 주장 속에 안고 갈 것이라는 예측이 공존한다. 내각의 인적쇄신과 관련해서도 한창 일할 시기에 장관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면 개각 시점도 오는 2월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이벤트성 개각은 없다’는 박 대통령의 지론은 임기 내내 지켜질 공산이 크다. 소통정치를 인적쇄신과 동의어로 간주하는 측에겐 박 대통령의 이런 스타일은 불통과 가까울 수 있다. 박 대통령식 소통은 각계 각층의 인사들과 만나 현장 간담회를 갖는 것이라고 본인 스스로 규정한 바 있어 이런 행보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홍석희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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