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연말까지 국내 2차전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 재무부의 ‘우려 외국 집단(FEOC, Foreign Entities of Concern)’ 관련 규정 발표라는 분석이 국내 증권가에서 나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공공 정책 관련 기관과 전기차(EV) 업계에선 현실론이, 정치권에선 강경론이 앞서며 양측간 대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현실론을 강조하는 측에선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육성(2030년 전기차 침투율 50%)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적절히 낮추는 것이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입법 목적인 만큼 중국 자본을 완전히 배제하는 등의 엄격한 기준 적용은 비현실적이란 논리를 세우고 있다.
반면, 강경론이 득세한 정치권에선 미 하원이 중국 CATL과 협력을 발표했던 포드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실상 공장 설립을 중단시킨 바 있다. 여기에 미 상원 에너지위원장 조 맨친 의원은 최근 “IRA 보조금은 내수 기업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동맹, 친구들을 위한 것”이라며 “이것을 ‘광물 세탁’에 관여한 적국들에 도둑맞아서는 안 된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내 발표될 예정인 FEOC 관련 승부처는 ▷중국 부춤 및 광물 최소 기준치(중국 공급업체로부터 소량의 부품이나 광물을 허용하는 최소 기준치) ▷중국 자본 지분 허용률 등 두 지점이다.
김 연구원은 “미 자동차 업계가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이나 광물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 기업으로부터 소량의 부품이나 광물을 허용하는 최소 기준치인 미소기준(de minimis) 제시를 요구해 왔다”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의 자동차 원산지 규정은 핵심 부품 기준으로 원가의 25% 미만까지 역외 수입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75% 이상을 역내 생산해야 무관세 혜택을 적용 받는다”고 정리했다.
중국 자본의 지분 허용률 관련해서 김 연구원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의 25%가 적용되느냐, 내국세법의 50%가 적용되느냐가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미 자동차 업계는 칩스법의 정의를 전기차 세액공제에 적용할 경우 보조금 대상에 적격한 전기차 모델의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미국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 제정된 칩스법과 IRA의 입법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25% 규정 준용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세액공제의 경우 업계 관계자들은 처음엔 내국세법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50%의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폭스바겐은 지난 6월 재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적성국이 부가가치의 절반 이상에 기여한 경우에만 ‘해외우려기관’ 요건을 유사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미국 내에서도 입법부, 행정부, 산업계의 의견이 서로 팽팽한 상황에서 섣불리 관련 수혜나 피해를 전망하기 쉽지 않은 만큼 FEOC 관련 규정은 예측보다 대응의 영역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자본의 지분 허용률이 핵심인데, 25% 혹은 그보다 낮은 수준의 중국 제한 규정이 적용될 경우 한국 배터리 산업의 주가 상승 강도가 강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반대로 50% 이상, 즉 느슨한 수준의 중국 제한 규정이 적용될 경우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회담 이후 나온 ‘디커플링(탈동조화) 부정’ 발언과 맞물리며 주가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격적인 전기차 공약을 내놓았고, 일관되게 중국과 디커플링에 대해 부인해 온 만큼 완전한 중국 배제 정책이 전개되긴 어려운 구도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3월 시행령 발표 당시 광물 부가가치의 100%가 아닌 50%만 FTA 체결국에서 조달해도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규정했다”며 “애초에 IRA 입법 구도가 한국 2차전지 산업에 상당한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FEOC에 대한 큰 기대를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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