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가전업계가 희망을 걸고 있던 ‘김치냉장고 10년 교체주기 도래설(說)’이 결국 헛된 기대로 끝났다. 당초 2000년대 초반에 김치냉장고를 구매한 고객들의 교체 수요가 지난해 말 몰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성과는 시원찮았다.

5일 통계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김치냉장고 출하량은 95만50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9만4185대)보다 4% 감소했다.

특히 김치냉장고 판매가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던 11월의 판매성적이 극히 부진했다. 지난해 11월 김치냉장고 출하량은 22만1213대로 전년 동기(29만7083대)보다 26%나 줄었다.

김치냉장고 한 해 판매량의 절반가량이 11월과 12월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성적은 전년(108만9160대)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연간 출하량이 1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가 회복된 지 1년 만에 다시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한 것.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을 김치냉장고 시장 자체의 포화와 복합형 제품의 등장 탓으로 분석했다.

김치냉장고의 보급률이 지난해 이미 90%를 넘어선데다(업계추산), 김치냉장고의 고유 기능인 직접 냉각 기술을 적용한 ‘냉장고+김치냉장고’ 복합형 제품이 등장해 판매량이 줄고 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가족 규모가 줄어들면서 김치냉장고를 따로 구매하기보다는 복합형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전자가 지난해 4월 냉장ㆍ냉동ㆍ김치보관을 자유롭게 설정하는 ‘디오스 김치톡톡 프리스타일’ 냉장고를 출시한 데 이어, 대유위니아 역시 같은 달 하단 저장실 1칸을 김치냉장고로 쓸 수 있는 2014년형 프라우드를 선보이는 등 관련 시장이 꿈틀거리는 모양새다.

앞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냉장고 교체 주기가 14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김치냉장고의 교체수요도 크게 늘 것이라 기대했지만, 성과가 부진했다”며 “김치냉장고의 전성기가 지난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