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물 가격에 근접한 우유 가격 하락에 영국 낙농가가 시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세계 우유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50% 이상 하락했다.
우유의 최대 생산지인 미국과 뉴질랜드에선 좋은 날씨로 인해 공급이 늘어난 반면,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선 예상 보다 수요가 낮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러시아가 유럽산 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면서 시장에 치즈와 요거트 등이 남아돈 결과다.
영국 대형 슈퍼마켓에서 우유는 ‘가격 전쟁’에 돌입했다. 테스코와 세인스버리에선 4파인트(2.28ℓ) 짜리 우유는 1파운드(1644원)~1.39파운드(2285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스다에선 0.89파운드(1463원)까지 떨어졌다. 웬만한 고급 생수 가격 보다 우유 가격이 싼 셈이다.
영국 축산협동조합이 소유한 유제품 회사 ‘퍼스트밀크’는 지난해를 세계 낙농업에서 “전례없는 변동성의 해”라고 규정하며, 가격 폭락 탓에 12일로 예정돼 있던 우유 대금 지급을 2주가량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 여파로 농민 1000여명이 우유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퍼트스밀트 대표 짐 페이스 경은 “이런 시장 가격 하락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지 못한다. 올 봄에 수백명 낙농인이 우유 공급처를 찾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영국 축산 농가에서 농민들이 떼지어 떠나고 있다. 영국 전국농민조합에 따르면 지난 12월 한달에만 60명의 농민이 축산업에서 손을 뗐다. 지난해 말 기준 낙농인 인구는 처음으로 1만명 미만으로 떨어졌고, 2002년과 비교해 50%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2025년까지 낙농인 수는 5000명 가량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뮤릭 레이먼드 전국농민조합 대표는 슈퍼마켓 등 유통회사가 국산 유제품 판매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여전히 체다 치즈 10만톤, 소프트치즈 35만톤, 버터 10만톤을 수입하고 있다. 소매점 선반에서 볼 수 있는 요거트와 냉동 디저트의 절반은 영국 밖에서 온 것들이다”고 비판했다.
레이먼드 대표는 BBC 라디오4에 출연해 “우유는 이제 물보다 싸다”며 “돈을 벌고 있는 낙농인은 거의 없고 대부분은 출혈해가며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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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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