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OECD 23개국 중 청소년 행복지수 23위, 2014년 대한민국 인구 10만명당 청소년 평균 자살률 29.4명. 아이들은 학교에서부터 경쟁을 교육받고, 일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성장한다. ‘비정상회담’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 청소년들의 하루는 어땠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불쌍하다”고 한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사교육’을 주제로 13명의 외국인 청년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교육에 대한 각국 청년들의 생각은 제각각이었다. 여전히 ‘학벌 지상주의’, ‘성공 만능주의’에 휩싸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겨냥하면서 어쩔 수 없는 ‘열풍’이라 받아들인 장위안의 이야기에서도 우리의 현재가 읽혔다.

장위안은 이날 “서양은 좋은 대학 안 나와도 잘 살 수 있지만 한국은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좋은 일을 찾기 힘들다”며 재미난 예시를 들었다. 이날 패널로 출연한 JTBC 김관 기자를 포함해 세 MC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 중 명문대 출신이 아니고서 성공할 확률은 25%(유세윤)에 불과하다는 말했다. 직업의 특수성이 고려해도, 장위안의 서툰 한국어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와는 별개로 씁쓸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주소였다. 이 같은 이유로 장위안은 “사교육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출신 ‘알차장’ 알베르토의 생각은 달랐다. 알베르토는 “자꾸 성공만 이야기한다. 교육의 목적이 과연 성공인가”라며 “제 생각에는 교육의 목적이 성공이 아니다. 성공은 불안한 거다. 교육은 성공의 수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된다거나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을 교육의 목적으로 뒀다.

대한민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온 대다수의 성인들이 배워온 것이라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 속에 등장하는 노랫말이 고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조그만 교실에 들어가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주입한다. 생각할 사고를 키워주는 대신, 정답을 맞추는 기술을 습득시키며 ”네 옆에 앉아있는 그 애보다 더 비싼 너로 만들어줄테니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라“는 승자독식 사회의 가치를 가르친다.

한국 사회에서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좋은 직장과 좋은 학벌, 그로 인해 탄탄대로가 열릴 거라 믿어온 고착화된 사고방식은 매일 아침 어린 학생들을 입시의 전쟁터로 밀어넣는다. 학교교육의 목표가 명문대 진학과 대기업 취직이 아니라는 맥 없는 부정조차 공허한 울림이 돼버린 때에 이날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가 전한 ‘교육’과 ‘성공’에 대한 가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뼈아프게 들렸다. 그것은 이상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며, “인생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고 새기고 있으면서도, 현실은 1994년 발표된 ‘교실이데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쓰라림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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