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1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는 낭보를 전했다.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파딜리 가스 증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액은 60억7000만 달러(약 8조1800억원)로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GS건설도 같은 공사의 황(黃)회수 부문을 따냈다. 공사액은 12억2000만 달러(1조6400억원)다. 두 회사의 수주액을 합치면 72억9000만 달러(9조82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총 해외 수주액(333억 달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간 한국이 수주한 건을 통틀어도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2009년·191억 달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2012년·77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번 수주는 ‘대한민국 세일즈맨 1호’를 자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공들여온 중동 외교의 성과가 하나 둘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2022년 11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에 이은 지난해 10월의 사우디 국빈 방문과 300억달러 투자 약속 등 여러 노력이 모여 이뤄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오일 시대를 대비하는 ‘2030 비전’을 진행하고 있는 사우디는 투자금 5000억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등 미래사업을 동시다발로 추진하고 있다. 쿠웨이트 카타르도 등도 석유 편중을 줄이려 산업 다각화를 진행중이어서 K건설의 중동 훈풍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돌이켜 보면 중동 붐은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된 ‘원팀 스피릿’의 결실이었다. 70년대 오일쇼크를 넘은 현대건설의 주베일 항만 공사 수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에너지가 된 UAE 원전 수주는 박정희·이명박 정부가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기업이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 특히 ‘정주영 신화’로 회자되는 주베일 항만 공사 수주액 9억4000만달러는 당시 우리나라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었다.
한국경제가 2%도 벅찬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G2인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제2중동붐과 함께 주목해야할 대상은 중국 인구를 앞지른 인도다. “인도는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산업이 2030년까지 각각 150조원, 30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으로 급성장 할 것”이란 전망이 2일 대한상의 주최 포럼에서 제기됐다.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8%로 급락한 현실에서 중국을 대신할 가장 중요한 국가가 바로 인도다. 인도 뿐만 아니라 자원부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기회의 땅을 넓혀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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