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5년간 국공유지 무단 점유한 마장동 먹자골목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정비한 모범사례
5월 8일 철거 시작해 27일까지 완료 예정
철거 부지는 주민 편의 시설로 조성 예정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가 약 35년간 무허가로 운영됐던 마장동 먹자골목 철거에 나섰다고 13일 밝혔다.
구는 “마장동 먹자골목이 5월 8일 일제 철거 정비를 시작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구는 오는 27일까지 마장동 먹자골목 철거를 완료하고 토지 소유자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주민 편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장동 먹자골목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무렵부터 생겼다. 소 도축장 일대와 청계천변 도로 정비계획에 따라 서울시가 청계천 인근 노점상들을 현재의 마장동 437 일대(국공유지)로 이주시켰고, 그 과정에서 무허가 건물이 발생해 마장동 먹자골목이 형성됐다.
구 설명에 따르면, 마장동 먹자골목은 노포 감성의 낭만적인 분위기 탓에 오랜 명맥을 이어오긴 했지만, 사실상 불법 무단 점유 및 무허가 건물 영업에 따른 위생·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샌드위치 패널로 된 업소가 서로 연결된 건물 구조는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고, 고기를 굽거나 가공하기 위해 LPG 가스, 숯불 등을 사용해야만 하는 업소 특성상 화재 발생 위험이 늘 잠재돼 있었다.
2022년 3월 19일에는 누전으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10개의 업소가 전소되고 1개 업소가 반소 되는 등 큰 피해를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화재를 계기로 사람들은 정비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인지하게 됐다고 한다.
구는 마장동 먹자골목의 정비를 위해 가장 먼저, 점유자는 물론 인근 상인·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수차례 주민 설명회와 상인 간담회를 통해 마장동 먹자골목 정비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와 설득을 이어갔다고 한다.
구는 주변 상인과 주민들과는 달리 업주들의 거센 반발이 거듭되자 저렴한 임차료로 이용 가능한 대체 상가 확보에 나섰고, 축산물시장 인근을 물색한 끝에 도시재생 거점시설로 건립된 후 공실로 있던 서울시 소유의 ‘마장청계플랫폼525’ 건물을 매입했다.
건물 매입 직후에는 기존의 업무시설을 음식점 등 영업이 가능한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해 ‘안심상가 마장청계점(마장먹자골목타운)’으로 재탄생시켰다.
아울러 구는 먹자골목 업주들이 안심상가로 이전하도록 계속해서 설득을 이어 나갔다고 한다.
2023년 11월 초를 시작으로 같은 달에만 12개 음식점이 안심상가로 이전을 완료했다. 2024년 2~3월 사이 9개소가 추가로 이전을 마쳤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개소가 5월 8일 안심상가로 최종 이전함에 따라 마장동 먹자골목 내 무허가 영업은 막을 내리게 됐다.
마장동 먹자골목 정비는 화재 당시 33개 업소가 자리한 대규모 불법 무단 점유 무허가 시설 집약지역을 행정대집행 등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정비한 전례 없는 모범적 사례로 남게 됐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마장동 먹자골목 정비 과정에서 협조해 주신 업주분들과 인근 상인,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며 “마장동 먹자골목의 옛 명성을 성동안심상가 마장청계점에서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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