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군 10만명이 북한 급변대비 목적의 훈련을 백두산 인근에서 시작했다. 북한도 새해 벽두부터 북·중 국경지대를 엄중히 통제하고 있다. 장성택 처형 이후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대북기조 변화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군 10만명, 백두산 인근서 훈련 돌입=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을 담당하는 중국 선양(瀋陽)군구 산하 제39집단군 소속 10만명이 최근 백두산 인근에서 대규모 동계훈련에 돌입했다고 중국 관영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의 7대 군구 중 하나인 선양군구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진 부대다. 이들 부대의 각종 훈련은 북한의 급변사태나 대규모 탈북자 유입 등에 대비한 것일 수 있어 주목을 받는다
이번 훈련에는 보병, 포병부대 등이 동원됐다. 베이징 소식통은 “10만명의 대규모 병력이 한꺼번에 훈련을 벌이는 것은 보기드문 일이다“면서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불안해진 한반도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제39집단군은 장성택 숙청사건이 불거진 지난달 초에도 3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한 바 있다.
▶北도 엄중한 국경통제, 발포까지=새해 벽두부터 중·북 국경지대에선 북한 당국의 통제가 엄중해져 현지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지린(吉林)성과 접해있는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 중앙당 조직지도부에서 파견한 100여 명의 검열단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 경비대가 탈북 시도자들에게 발표하는 일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며칠 전 양강도 혜산시 혜신동 지역에서 여성 두 명이 압록강을 건너 탈북을 시도하자 북한 국경경비대가 발포해 한명은 붙잡히고 다른 한명은 마중 나온 차를 타고 중국으로 달아났다“고 전했다.
양강도 혜산시는 밀수와 탈북 거점으로 유명하다.
압록강을 건너려는 사람에게 총을 발사하면 당연히 총알은 중국 측으로 날아가게된다. 따라서 북한 국경경비대는 최대한 발포를 피해왔다. 발포가 사실이라면 예전과 달리 국경통제가 강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중앙당 검열단이 파견되고 발포사건도 발생한 것은 장성택 처형 이후 혼란에 빠진 주민의 탈북사태를 미리 막기위한 대책의 하나로 풀이된다.
▶북·중 혈맹은 옛말, 北 급변사태 예의주시=북·중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긴장국면은 중국의 대북정책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ㆍ중 관계가 소원해면서 생기기 시작했고 지난해말 중국통’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시진핑 정권은 내부적으로 북·중 관계를 재점검하고 대북정책 기조의 근본적으로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성택 처형으로 중국인들의 대북 여론이 악화된 것이 중국의 대북 정책변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내에선 한때 2인자였던 고모부를 처형하는 초법성과 비인간성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문화대혁명 때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중국인들이라 반응은 격렬하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않지만 인터넷에선 김정은을 비난하는 댓글이 넘쳐났다. 중국 언론도 정권의 잔혹성을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현재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북한 체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다. 향후 북한 체제가 단순한 불안정 상태를 지나 정변, 내란 등의 급변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대북정보가 충분치 않아 북한 내부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있다.
중국은 북한체제가 붕괴되어 미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미·중간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있다. 또 대규모 탈북사태, 핵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유출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미국과 한반도 상황관리를 위한 협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미·중 간 ‘신형대국 관계’라는 큰 틀 하에 제3국 문제를 논의하는 첫번째 사례다.
이에따라 올해 중국은 북한의 안정적 관리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이를 위해선 양국간 정상 방문이 이뤄져야한다.
그런데 비핵화에 관한 진전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중국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한, 중국이 김정은의 방중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는 없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는 방향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한다면 북·중 관계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북한이 현재 내부체제 안정에 주력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단기적으로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분명한 것은 북·중이 혈맹관계였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제 양국 관계는 일반적인 국가간 관계로 변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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