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인기 정상의 여자 스타들이 내 여자친구가 된다. 일종의 가상연애다. 어차피 ‘연애 상상’이라는 것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특권이니 말이다.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나 홀로 연애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2년 방영된 ‘상상연애대전’의 리부트 버전으로 방송인 전현무 장동민, 배우 김민종, 가수 성시경, 크로스진 신이 출연해 에이핑크 정은지, 소녀시대 유리, 다비치 강민경 등 내로라하는 여자 스타들과 매회 달콤한 데이트를 한다는 독특한 포맷으로 지난달 31일 첫 방송된다.
반응이 꽤 괜찮다. 걸그룹 멤버들은 다섯 남자를 쥐락펴락하며 여신 반열에 오르는 여주인공 자리를 탐하고, 남자 출연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프로그램에 몰입해 ‘병맛’ 같은 연애사를 써내려간다.
4일 오후 경기도 일산 빛마루센터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기자간담회에서 전현무는 이 같은 반응을 증명하듯 “최근 진행한 ‘아육대’ 녹화에서 전효성이 자신도 꼭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참석한 성치경 CP는 “‘상상연애대전’이 방영할 당시 1인칭으로 가상연애를 체험한다는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며 “연애할 상황이 안되는 싱글족 500만 시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넘쳐나 20~30대 중 연애하는 사람은 30% 미만이라는 집계가 나오는 때다. 그런 고단한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것이 가상연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찌 보면 허무한 상상이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연애할 수 없는 현실’을 풍자하고 싶었다. TV를 틀고 잠깐의 즐거운 감정을 가질 수 있고, 대리만족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거창한 기획의도와는 달리 출연자들이 생각하는 이 프로그램은 꽤 담백했다. 다섯 명의 남자 스타들은 한결같이 ‘재밌고 즐거운’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수 성시경은 “모니터 하나를 두고 교감을 한다는게 어찌 보면 굉장히 창피한 일이다. 녹화 내내 연애 기분이 들어 창피하고 속상하기도 하지만 가상현실을 경험하는 재미가 더해진 병맛이 있다”며 “사실 이 프로그램이 연애의 대안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굳이 상상으로까지 연애를 해야할 이유도 없지만, ‘불량식품’ 같은 짜릿한 재미와 서글픔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 방송”이라고 말했다.
이미 다섯 명의 출연자들은 에이핑크 정은지를 모니터로 만나 호프집에 가고, 듀엣곡을 열창하고, 고기쌈을 싸먹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현실이라면 불가능할지 모를 아이돌 스타와의 연애는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게 몰입하는 남자 스타들의 감정을 통해 시청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성치경 PD 역시 “남성 시청자들에게 저 사람과 사귀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좋겠다”는 바람과 더불어 “남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여성 출연자들을 섭외”해 가상연애의 묘미를 살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자들에겐 대리만족을, 홍일점 여자스타에겐 ‘여신’이 되는 기쁨을 주는 이 프로그램이 그렇다고 여성 시청자를 소외하는 것도아니다. 그들에게는 ‘연애 교과서’로의 역할도 적잖이 한다는 것이 출연자들의 생각이다.
전현무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여자들은 무슨 재미로 방송을 볼까 싶은 고민을 했다”며 “그런데 다섯 명의 남자들이 어떤 반응에 흥분하고 적나라하게 싫은 기색을 비치는 부분에서 여성분들은 ‘남자들은 이런 말을 싫어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공부가 된다고 하더라. 그런 면에서 만족감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성치경 PD는 “세대도 다르고 직업도 다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훤칠한 남자 다섯 명을 섭외한 것이 바로 여성 시청자들을 노린 부분”이라며 “전혀 다른 캐릭터의 남자 출연자들을 통해 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고, 어떤 연애 취향을 가졌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은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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