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차, 미국내 ‘협력업체 상생벨트’ 가보니…

대원, GM · 크라이슬러 등에도 납품 평화정공 · 한일이화 · 세종공업 등 85번고속道 주변포진 품질경영 견인

기아 공장서 현대 싼타페 생산 등 형제간 생산라인 교차협력도 활발 올 美판매 3년 연속 100만대 돌파

[앨라배마ㆍ조지아( 미국)=신동윤 기자]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과 현대자동차 앨라배마공장을 잇는 85번 고속도로 주변. 이곳에는 현대ㆍ기아차와 미국에 동반 진출한 대부분의 1ㆍ2차 협력사들이 집중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3차 협력사까지 생겨나 지금은 총 105개 회사(한국업체 29개, 미국업체 76개)가 이 지역에 밀집해 있다. 이른바 ‘현대ㆍ기아차 협력업체 상생벨트’가 형성된 것. 협력업체와 현대ㆍ기아차의 상생협력, 그리고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생협력,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현대ㆍ기아차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

▶현대ㆍ기아차 인기에 협력업체도 훨훨=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에 위치한 대원아메리카(대원) 공장은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대원은 조지아공장과 앨라배마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다. 2006년 현대차와 미국 시장에 동반 진출한 기업이다. 대원의 납품처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한 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 위치한 GM, 크라이슬러에도 납품하고 있다. 김충훈 법인장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기술적 한계로 크라이슬러나 오펠, 폴크스바겐 등에 납품할 수 없었지만 이젠 이미 세계적인 품질 수준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코일스프링 및 스테빌라이저바 등 주력 모델 생산라인을 2배 늘렸고, 128명이었던 생산직 직원도 255명으로 증원했다. 대원의 현대ㆍ기아차 매출 비중은 전체의 75~80%에 이른다. 2010년 5600만달러(약 600억원)에서 2012년 9950만달러(약 1100억원)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ㆍ기아차 해외공장을 따라 진출한 협력업체 수는 현재 중국 121개사, 인도 42개사, 미국 30개사 등 총 7개국 239개 업체이며 2차 협력사까지 더하면 599개 업체에 이른다. 이 중 미국 내 ‘현대ㆍ기아차 상생벨트’ 내에는 대원을 비롯해 평화정공, 한일이화, 세종공업 등 주요 국내 업체가 진출해 있다.

지난해 협력사의 해외 수출 금액은 총 30조1000억원으로 2010년(17조1000원), 2011년(25조2000억원)에 비해 계속 증가했다. 이 중 현대ㆍ기아차 해외공장에 수출한 금액만 해도 지난해 기준 12조원에 이른다. 현대ㆍ기아차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협력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되는 셈이다.

11일(현지시각) 방문한 미국 조지아주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에 위치한 차체 공장에서 292대에 이르는 로봇이 100%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 차체를 용접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11일(현지시각) 방문한 미국 조지아주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에 위치한 차체 공장에서 292대에 이르는 로봇이 100%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 차체를 용접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 공장서 생산하는 현대차 싼타페, 현대ㆍ기아차도 상생협력=협력업체와의 상생뿐 아니라 기아차, 현대차 등 ‘형제’ 간의 상생협력도 눈길을 끈다. 변속기와 엔진을 나눠 생산해 서로 공유하고, 심지어 차량까지도 서로 협력해 생산하고 있었다. 현대차 싼타페를 생산 중인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대표적이다.

애틀랜타에서 남서쪽으로 130㎞가량 떨어진 웨스트포인트시에 위치한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현대ㆍ기아차 전체 매출의 31.5%를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기아차 쏘렌토R와 옵티마(한국명 K5), 그리고 현대차 싼타페를 생산 중이다.

공장 안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차량을 만들어내는 굉음으로 가득했다. 분당 생산량이 최대 15대에 이르는 프레스라인을 거쳐 차체 공장에서는 용접하는 수많은 로봇으로부터 불꽃이 끊이지 않았다. 292대의 로봇으로 100% 자동화됐다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2009년 11월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첫해 1만5005대 생산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80만941대를 생산했다. 지난 7월까지 총 110만8266대를 생산해 현대ㆍ기아차 해외공장 중 최단시간 100만대 생산 돌파 기록을 세웠다. 10월까지 생산량 31만7696대를 기록, 올해에는 연간 최대 생산량 기록 경신도 유력하다.

또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불과 134㎞ 떨어져 있어, 현대차ㆍ협력업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선 변속기를 생산하고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은 엔진을 생산해 서로 공급하는 식이다. 심지어 차종도 교차생산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 싼타페를 생산하는 것도 서로 협력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최근 24시간 생산체제인 3교대제로 전환하고 823명을 새롭게 채용했다. 3교대제가 정착하면서 미국 공장은 현대ㆍ기아차 해외 공장 중 최고 수준의 가동률을 자랑하게 됐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의 지난 상반기 공장 가동률은 110.5%를 기록했고,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같은 기간 108.4%를 나타냈다.

현대ㆍ기아차 미국공장의 누적 생산대수는 올해 10월 기준 347만7379대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1~10월에만 105만7910대를 판매해 3년 연속 100만대 판매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