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의 의회 인준이 확실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전날 고위 공직자 인준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행)를 차단하는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옐런이 연준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라는 타이틀을 사실상 보장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상원(전체 의석 100석)은 필리버스터 저지를 위해 필요한 찬성표 수를 기존의 60표에서 51표로 줄었다.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의 인준을 통과한 옐런 지명자는 상원 전체회의의 찬반 투표를 앞두고 있다. 필리버스터 차단 요건이 완화되기전에도 옐런은 60표 기준을 통과해 상원 전체회의에서 무난한게 인준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55석을 차지하고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옐런을 지지하고 있다. 또 은행위원회 소속 3명을 포함해 공화당 상원 의원들 중 6명이 옐런 지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차단 요건 완화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해지면서 옐런의 연준 의장 인준은 기정 사실화됐다.

옐런 지명자에 대한 상원 전체회의 표결이 언제 이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WSJ는 예상했다. 이르면 추수감사절을 위한 2주간의 휴회가 끝나는 다음 달 9일 실시될 수도 있지만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원은 벤 버냉키 현 연준 의장에 대한 인준안을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의 임기가 끝나는 2006년 1월31일에 통과시킨 전례가 있다. 필리버스터 차단 요건 완화는 차기 연준 의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고위 공직자 지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들보다 더 필리버스터에 시달렸다. WSJ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 79명에 대한 인준안이 필리버스터 저지를 위한절차표결(클로처)을 한 차례 이상 거쳤다. 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38명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WSJ는 당장 공화당의 반대로 애로를 겪는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 판사 인준안 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필리버스터 차단 요건 완화가 행정법 입법이나 대법관 지명에는 적용되지 않아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항소법원 판사 임명 등에 집권 다수당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커지기 때문에 사법부의 이념적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또 필리버스터 차단 요건 완화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이 내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패배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빼앗기면 고위 공직자 임명 등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 의원으로 재직할 때 당시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의 필리버스터 차단 요건 완화에 반대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