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금융당국이 증권업 활성화를 위한 인수합병 등 중소형 증권사 구조조정 촉진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실제 성사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잇따른 대형 증권사의 매물출현과 업계 불황은 중소형 증권사의 매각이나 합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온 중소형 증권사는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1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성사된 곳은 아직 없다. 그나마 진행되고 있는 아이엠투자증권은 인수희망자인 CXC종합캐피탈이 지난달 정밀실사를 마치고 현재 예금보험공사와 주식양수도계약(SPA)을 맺기 위한 최종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당초보다 150억원 정도 줄어든 1800억원선이 예상 가격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CXC종합캐피탈의 인수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성사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모펀드인 G&A가 최대주주인 이트레이드증권은 작년말부터 매각이 추진됐지만 진척이 없다. 리딩투자증권은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자체가 무산됐다. 애플투자증권은 자진청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최근 중소형 증권사의 구조조정 유도를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위는 2015년부터 초단기 자금인 콜(Call) 시장에서 증권사의 참여를 원칙으로 제한시키며 중소형 증권사들의 돈줄을 압박하고 있다. 자금력이 약해 콜 자금으로 연명해오던 증권사들의 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증권사 구조조정은 가속화되겠지만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의 인수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콜자금이 막히면 소매영업이 거의 전무한 중소형 증권사는 영업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 추세가 장기간 진행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순영업수익이 판매관리비보다 낮아 지금 상태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 악화에 따른 위험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
최근 시장에 나온 대형 증권사 매물도 부담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매각작업이 이미 진행중이고 KDB대우증권도 내년 하반기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동양그룹사태로 인한 동양증권 매각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소형사이긴 하지만 LIG손해보험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도 LIG손보 매각절차에 따라 매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동양증권도 2000억원선에서 살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좋은 증권사를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데 굳이 작은 증권사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증권사의 높은 임금구조, 매각 후 고객이탈에 따른 가치 하락, 합병시 IT 추가투자에 대한 부담 등도 중소형 증권사 인수가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의 매물, 증권업황 부진에 따른 매각 가격 조율의 어려움 등으로 중소형 증권사간 인수합병이 수월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올해안에 인허가 절차나 조건 완화, 특화증권사 유도 등의 내용을 담은 증권업계 구조조정 촉진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세제혜택, 인수합병 강제조치 등의 획기적 조치는 어려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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