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 성적 발표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출제 오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수험생들은 “오류가 없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설명에 반발해 집단 소송까지 낼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점수를 다시 매겨 달라는 취지다. 세계지리 문항에 대한 오류 논란에서 시작돼 이제는 수학, 영어 등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논란이 된 문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는 세계지리 8번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보기가 맞는 설명이라고 문제를 냈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세계은행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EU의 총생산액이 16조5700억달러, NAFTA는 18조6800억달러로, 보기가 틀렸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한 문제 맞고 틀림에 따라 등급에도 큰 변화가 있어, 수험생 입장에는 정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맞고 틀림을 떠나, 무엇보다 교육 당국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수험생의 애타는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한 점의 혼란과 논란을 일으킬 문제를 애초에 출제하지 않았어야 했다.

수능은 해마다 60만명 안팎의 수험생들이 응시하는 최대의 국가시험이다. 그 어느 시험보다도 시험의 정확성과 신뢰도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수능 문제에 대한 오류 논란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2008년 수능에서는 성적 발표 후 정시 전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뒤늦게 물리 과목에서 복수 정답이 인정돼 상당수 수험생의 등급이 재산정되는 등 엄청난 혼란이 빚어진 전례가 있다. 교육 당국과 출제기관이 안이하게 대응한 결과, 더 큰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번에도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논란에 휩싸인 문제를 좀 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재검토한 후 문제가 있으면 출제 오류를 하루빨리 인정하고 조속히 사태를 수습하는 게 최선이다. 그것만이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다시 안이하게 대처한다면 오히려 화를 더 키울 수 있다. 교육 당국은 수능 출제 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같은 문제로 많은 수험생들을 애타게 만들 것인가.

박영훈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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