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형석 기자]인도 무희의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 부산영화제의 첫날 가을밤을 적셨다.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해 열흘간의 항해에 들어갔다. 부탄 최초의 장편 영화 감독이자 라마교의 고승인 키옌체 노르부 감독의 러브 스토리 ‘바라:축복’이 개막작으로 선정돼 이날밤 상영됐다.

영화팬과 개막식 입장객들이 행사 시작 전부터 줄을 길게 늘어섰다가 일찌감치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5000여 객석을 메운 가운데, 한 시간여전부터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선 한국영화의 ‘전설’부터 젊은 스타, 유명 감독들이 차례로 입장했고,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인들이 관객의 환호와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올해 최대 규모의 전작 회고전으로 부산을 찾은 임권택 감독 부부를 비롯해 남궁원, 이장호, 강신성일, 김희라, 이준익, 김기덕, 박중훈, 하지원, 한효주, 김소연, 최승현 등 국내 감독, 배우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오야마 신지, 코마츠 아야카, 오다기리, 사하나 고스와미 등 해외 초청객 등 200여명의 게스트들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날 개막식 사회는 강수연과 함께 중국 영화배우 궈푸청(郭富城)이 맡았다. 영화배우 김규리가 서울발레시어터와 호흡을 맞춘 라틴 댄스가 개막식 축하공연으로 무대를 달궜으며,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 샤를 테송이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했다. 또 캄보디아 감독 리티 판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무대에 섰다.

한편, 12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70개국에서 온 301편의 영화가 부산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의 CGV와 롯데시네마, 해운대의 메가박스, 남포동의 메가박스 등 7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날 개막식 사전 행사인 레드카펫에선 하지원의 흰색 드레스와 김윤혜의 타투가 단연 돋보였다. ‘화이트’는 이날 여배우들로부터 가장 사랑받은 색깔로 조여정, 전혜빈, 구혜선 등이 흰색 물결에 동참했다. 김윤혜는 노출한 등에 자신이 출연한 영화제목을 한자 ’少女’라고 새겨 눈길을 끌었다. 홍수아와 강한나는 노출수위가 높은 드레스로 미모를 뽐냈다.

○…강수연과 함께 사회자로 무대에 오른 궈푸청은 또박또박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곽부성입니다”라고 소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3번째 부산방문이라고 밝힌 궈푸청은 강수연과 매끄러운 진행실력을 보여, 지난해 탕웨이에 이어 2년째 외국인 사회자의 성공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주최측의 지나친 개막식 초청장 남발과 기승을 부리는 암표상이 부산국제영화제의 해결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부산시와 영화제측은 개막식 좌석 5000여석 중 3500석 가량을 초청권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청석 중 절반가량은 영화제와 관련이 없는 각종 기관단체장들에게 나누어진 것으로 알려져 ‘관객 중심의 영화제’라는 부산영화제의 자랑이 무색하게 됐다. 한편, 이날 개막식이 열린 영화의전당 주위에선 행사 시간 6~7시간 전부터 적지 않은 암표상이 목격됐다. 이들은 곳곳에서 ‘암표, 암표’라고 외치며 시민들에게 접근했으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