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에 올 들어서만 계열사 발행 채권의 50%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부증권과 SK증권도 계열사 회사채 인수 비중이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계열사 채권 인수에 대한 규제가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계열사 물량 떠맡기에 나섰던 그룹의 자금 흐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내 증권사의 계열사 발행 회사채 인수물량(모집주선 포함)을 조사한 결과, 올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동양증권은 계열사 발행 회사채 5760억원 가운데 288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동양증권의 계열사 회사채 인수 비중은 2011년 66.4%에서 지난해에는 94.9%로 치솟아 계열사 물량의 대부분을 소화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어 동부증권은 올해 계열사 회사채 7050억원 중 32.5%인 2290억원 어치를 인수했고 SK증권도 계열사 회사채 중 30.8%를 인수해 비중이 30%를 넘었다.
삼성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중 삼성증권이 인수한 물량은 25.7%였고 한화증권의 계열사 물량 인수 비중은 22.6%, HMC투자증권(현대차그룹)은 22.5%로 집계됐다. NH농협증권은 계열사 물량 인수비중이 18.2%였고 현대증권은 14.3%로 뒤를 이었다.
동양그룹 외 주요 그룹 계열사 역시 계열 증권사를 통해 상당한 물량을 소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양그룹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계열사의 투자상품을 동양증권을 통해 집중 판매해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키웠다.
오는 24일부터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에 따라 계열사가 발행한 투자부적격(투기) 등급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를 고객에게 투자권유하거나 펀드 등에 편입하는 것이 제한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동양증권을 제외하면 투기등급의 계열사를 보유한 업체는 많지 않지만, 일부 증권사는 계열사가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회사채 BBB-, CP A3- 등급이어서 앞으로 등급이 추가 하락하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개정된 규정은 또 계열사가 발행하는 주식이나 무보증사채에 대해 계열 증권사가 주관증권사 역할을 맡거나 최대 물량을 인수하는 인수회사로 지정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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