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금융감독원의 국민검사청구 수용과 검찰 압수수색, 국정감사 등 동양그룹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투자자들의 피해 구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양증권이 판매한 계열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은 4만9000여명, 투자금액은 1조9000억원에 이른다. 아직은 경우의 수가 많은 가운데 이번 사태의 건별로 피해 구제가 어떻게 될지 살펴봤다.

▶불완전판매 논란, 국민검사청구로 입증 가능성 높아져=동양그룹에 투자한 이들이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일단 불완전판매를 금감원에 입증해야 한다. 다만 입증이 되더라도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 본인의 책임도 있어 100% 돌려받을 순 없다.

금감원에 신고할 경우에는 동양증권 창구 직원이 원금 보장을 약속하는 등 투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증권사는 투자 권유와 관련된 창구 직원과 투자자 간 통화 내용 녹음 등 관련 자료를 10년간 보관한다. 그러나 CP와 펀드 등은 녹취 의무 대상이 아닌 데다 설사 녹취가 됐더라도 증권사가 이 자료를 투자자에게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다만 국민검사를 청구한 600명의 경우 ‘전수조사’를 받을 수 있어 불완전판매 여부가 일일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600명의 사례들을 세분화해 분쟁조정절차를 신청한 피해자들에게도 적용할 계획이다.

국민검사청구를 통해 ‘임의매매’나 ‘백지 사인 후 투자설명서 인쇄’ 등 피해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각종 사례에 대한 면밀한 조사에 들어가면 구제 받을 수 있는 피해자 범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피해배상 범위는 어디까지=문제는 ‘얼마만큼 보전이 가능한가’이다.

앞서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 가운데 금감원에 불안전판매를 신고한 경우는 20~42%의 배상비율을 적용받았다. 40%대는 투자설명서를 받지 못한 일부 투자자였다. 투자설명서에 서명을 했다면 금액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동양그룹의 경우 법정관리를 신청했기 때문에 청산 절차를 걸쳐 파산하는 경우 실제 돌려받는 금액이 더 줄 수 있다. 업계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경우 파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상 규모를 더 늘리려면 동양그룹 계열사의 CPㆍ회사채를 판매한 동양증권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9월 경영권 유지를 위해 2000억원대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로 그룹 총수가 구속된 LIG그룹의 경우에도 법원은 피해자 595명이 낸 배상명령 신청에 대해 배상책임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했다.

피해 보상이 늘어날 수 있는 마지막 경우는 현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보상하는 것이다. 금감원이 동양그룹 오너의 은닉재산 여부를 조사해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LIG그룹의 경우, 올 초 오너 일가가 사재를 털어 2억원 미만의 LIG건설 CP 투자자에게 일부 보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이 보상으로 1000명에 달하는 CP 피해자 가운데 80%가 투자금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억원 이상 CP에 투자한 사람들은 구제받지 못했고 실제 배상금 총액 역시 234억원에 불과했다.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