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왕국, 어부의요새, 마차시 성당 등 강변을 수놓는 명물 덕분이다. 우리나라에는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로 알려진 덕분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최근 헝가리를 유명하게 만들고 있는 관광 상품은 다름 아닌 ‘록페스티벌’이다.

‘시게트 페스티벌(Sziget Festival)’은 유럽 10대 록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힌다. 시게트는 헝가리어로 ‘섬’을 뜻하는데 록페스티벌은 도나우강의 여러 섬들 중 하나인 오부더이 시게트(Óbudai-sziget)에서 매년 8월 열린다. 1993년부터 시작해 21주년을 맞이한 시게트 페스티벌은 금년에는 8월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열렸다. 메인 스테이지를 포함 5개의 스테이지에서 주 공연이 이뤄졌으며 이밖에도 20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 미카(Mika), 블러(Blur) 등 세계적인 뮤지션이 초청되어 눈길을 끌었다.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록페스티벌은 단연 영국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 페스티벌이다. 시게트 페스티벌은 영국 글래스톤베리를 벤치마킹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시게트 페스티발은 독일 록앰링(Rock am Ring)과 록임파크(Rock im Park), 네덜란드 핑크팝 페스티벌(Pinkpop Festival) 등과 더불어 10대 록 페스티벌로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2011년 ‘유럽 최고 페스티벌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이상 고온으로 낮 기온이 38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됐다. 그러나 8월 첫째 주가 되자 유럽 각국의 록매니아들이 오부더이 시게트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방문객도 약 38만 명에 달했으며 이 중 85%는 69개국에서 온 외국인이었다. 네덜란드에서 1만 명이 방문해 외국인 방문객 비중으로 가장 높았으며,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호주, 아르헨티나, 아루바, 에티오피아, 인도, 싱가포르 등 지리적으로 먼 나라에서도 방문해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인 축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게트 페스티벌이 헝가리의 대표 관광 상품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부다페스트시의 조직적인 움직임 때문이다. 부다페스트시는 록페스티벌을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수의 스폰서를 유치해왔다. 올해 스폰서는 드레허(Dreher, 헝가리 대표 맥주회사), OTP은행, 마스터카드, 메르세데스 벤츠 등 60여개에 달했다. 또한, 록 페스티발을 찾는 관광객들이 온천, 바(Bar), 일반 관광명소도 자연스럽게 방문할 수 있도록 돕는 홍보 구조물도 설치했다. 헝가리는 숙박관광객 비중이 비숙박관광객의 1/3에 불과해 관광수입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체류기간을 늘릴 유인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다페스트시는 올해 장애인과 어린이를 배려하기 위한 스페셜 캠프장을 마련해 누구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다. 사고에 대비해 1200명의 안전요원, 폭염에 대비한 수백명의 의료진을 동원해 안전 문제에도 크게 신경을 썼다.

헝가리 ‘세계경제신문(Világgazdaság)’는 2011년 시게트 페스티벌은 공연수입 35억 포린트(약 173억 원), 세금수익만 14억 포린트(약 9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고용효과, 연관소비, 각종 홍보효과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방문객의 다수가 외국인이라는 점으로 외화벌이에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06년 제 1회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도 페스티벌 문화가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록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방문객은 7~8만 명 내외인데다 내국인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헝가리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록의 불모지였으나, 공연 운영의 묘미를 살려 세계적 페스티발 반열에 섰다. 관광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때 헝가리 록 페스티발의 성공사례를 탐구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