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외면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2개월 연속 한국 주식을 사들인 가운데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있는 미국계 자금의 매수세가 돋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한국 주식시장에서 총 1조5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앞서 7월에는 1조3000억원 가량을 사들이는 등 상반기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특히 미국계는 7월 1조3500억원에 이어 8월에도 2조4000억원 순매수에 나서는 등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크다.
업계는 미국계의 귀환을 반기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트 자금이 신흥국에서 일제히 빠져나가는 와중에 한국으로 유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글로벌 자금 유입에 대해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한국 수출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최근 미국 제조업 지수 의 모멘텀이 가속화되고 있어 한국의 수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계 자금 유입이 반가운 까닭은 흔히 미국계 자금이 장기투자 세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험적으로 봤을 때 영국계 등 유럽계가 단기투자, 미국계가 장기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재 들어온 미국계 자금은 양적완화 축소 시행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들어온 장기 투자 세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 후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펀더메털이 튼튼한 한국 시장으로 헤지펀드 등 액티브 자금 유입이 더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의 전체 주식 보유규모는 397조3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1조3000억원 늘었다. 이 중 미국이 39.4%, 영국이 9.3%, 룩셈부르크가 6.4%를 각각 보유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지난달 외국인이 올해 1월 이후 7개월만에 자금을 빼갔다. 외국인은 한국 채권시장에서 지난달 2조원을 순유출했다. 채권을 순매수한 규모보다 채권이 만기상환된 규모가 2조원 가량 컸기 때문이다. 순유출로 전환한 데는 8월에 통화안정채권(통안채)의 만기가 돌아온 영향이 컸다. 8월 중 만기 상환된 채권 3조7000억원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1조60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는 유럽계와 미국계가 각각 8개월, 7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미국계는 8002억원, 프랑스 자금은 4805억원, 말레이시아 자금은 1970억원 각각 빠져나갔다.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의 전체 채권 보유규모는 100조8000억원으로 전달 말보다 2조1000억원 줄었다. 이 중 미국이 21.1%, 룩셈부르크가 17.8%, 중국이 12.3%를 각각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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