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SBS ‘송포유’를 보면서 불편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건 물론이고 온몸에 문신을 한 아이들, 인터뷰에서 “(남녀) 둘이 들어가면 셋이 돼서 나오는 곳이다”, “애들을 땅에 묻어본 적도 있다”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보는 내내 무거운 기분이 들었다.
총 3부작중 2부까지 방송된 ‘송포유‘는 방송후 큰 반향을 가져왔다. 성지고 출신 연예인에 대한 관심까지 생겼다. ‘송포유‘는 예능적 접근이 아닌, 다큐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았다. 소년원에 갔다온 아이도 있었다. 선정적인 느낌도 들었다.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또 새로운 삶을 찾으려고 하는데 뭘 해야 할지를 모르는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모습도 없이 오디션 후 음악 교육을 시켰다. 그러니 방송후 비행청소년, 일진학생을 미화하냐는 시선도 있었다. 정준하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송 포 유‘ 잔잔하게 밀려오는 감동.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 여기서도… 마지막편 보면 나도 눈물날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가 황급히 삭제한 것도 그런 반응때문이었을 것이다. 기획의도는 좋았지만 접근방식에 대한 의문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궁금했다. 최소한의 관심이었는지 모르겠다.
이승철과 엄정화는 각각 성지고와 서울도시과학기술고에서 합창대회에 나가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하고 합격한 아이들의 마스터가 돼 이들과 함께 연습을 진행했다.
대한민국 하위 3% 학생들, 이들을 교육시킨다는 건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란 반항적인 학생들이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바르게 교육시키는 교사(시드니 포이티어)에게 졸업식에서 ‘To Sir With Love’를 부르는 건 영화속의 해피엔딩이다.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중고교에서 몇차례 특강을 해봤기 때문에 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고난도 테크닉이 필요한지를 잘 안다. 게다가 이들은 인생의 목표를 제대로 세울 수 없었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의지도 별로 없어 보이는 아이들이었다.
이승철과 엄정화는 둘 다 권위를 내려놓고 학생을 지도했지만 교육방식은 서로 달랐다. 이승철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학창시절, 자신은 결코 모범생이 아니었다면서 각종 사건, 사고들로 경찰서에 드나돈 적도 여러 번이었으며 몇 번의 큰 사건으로 인해 안 좋은 곳에도 갔었다고 말했다.
이승철의 말에 아이들은 깜짝 놀랐지만 이 말은 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었다. 이승철은 학생들을 편안하게 해주면서도 때로는 자극도 가했다. 스스로 엉망임을 느끼게 해 ‘멘붕‘ 상태를 경험하게 한 후 새롭게 도전하게 하는 방법을 썼다. 반장의 부족한 역할에 대해 분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엄정화는 사랑으로 이들을 가르쳤다. 학생들을 헌신적으로 대했지만 이들의 태도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무리였다. 성형시술을 받으러 수업에 빠지겠다는 아이의 생각을 결국 돌려놓지 못했다.“한 명의 탈락자 없이 다 같이 가고 싶다”는 바람이 깨졌다. 좌절감에 눈물을 흘리며 버거워하는 엄정화 마스터의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러는 사이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했다.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도 느꼈다. 성지고 학생들이 이승철의 부산 콘서트 무대에 직접 오른 건 실전연습이 최고의 가르침이라는 이승철의 지도방식이었는데, 큰 효과를 낳았다. 이들이 이전에 혼신을 다한 무대에서 박수를 받은 경험이 있었을까. 자신들도 남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실전무대를 통해 이들은 뿌듯함을 느껴봤고 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의욕이 더 강하게 생겼다. 집중력도 전보다 강화됐다.
성지고와 과기고는 서로 만나 경쟁을 펼칠 것이다. 이긴 팀이 폴란드 합창대회에 나갈 것이다. 두 팀간의 승부보다는 힘들게 연습한 이들이 각자 부모와 친구를 초청해 각각의 무대를 선보이는 것으로 마무리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폴란드에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조금씩 발전을 이뤄나가는 과정이다. 자신들이 직접 이뤄낸 성장과 성취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새로운 의욕이 생긴다는 것이 마법 같은 교육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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