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식품 알리기에 헤럴드가 최적…상품의 본질로 승부하겠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맨손으로 매출 200억원대의 사업체를 일군 오너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었다.
(주)헤럴드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한 최정휘(41) 천보내츄럴푸드 대표는 “몇몇 사모펀드에서 2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보였지만 우리 회사의 친환경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더 빨리 알리기엔 헤럴드가 최적이라고 판단했다”며 “목표는 수 십억원을 더 버는 경영자가 아닌 직원 500명, 1000명되는 번듯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고 상품의 본질로 승부할 수 있는 계기를 이번에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곡물ㆍ유통업계에서 천보는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업체로 꼽히며, 헤럴드와 천보가 손잡은 걸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천보는 업계에서 탄탄한 실력을 갖춘 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했다.
최정휘 대표의 천보에 대한 애착을 감안할 때 이번 ‘딜’은 의외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대학생 때부터 영어회화 책을 발간해 돈을 벌었고, 곡물 유통 사업도 남들과 차별화해 성공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 끝에 시작한 만큼 경영자로서의 자부심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삼육대 신학과) 2학년 때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회화책을 모조리 탐독한 뒤 일상생활에 필요한 표현을 6000개로 압축해 낸 ‘리빙 잉글리쉬 투데이 6000’이라는 책을 서울 시내 대학 서점 주인을 찾아다니며 5000원에 팔면서 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이후 대기업에 들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내가 남보다 돋보일 수 있는 공간을 시골로 판단하고 본가가 있는 경기도 이천에서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정휘 대표의 ‘귀농’이 곡물 유통쪽으로 방향을 트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농사에 관한 한 ‘초짜’인 그는 “수수 농사에 실패한 이후 농사엔 ‘짓는 농사가 있고 파는 농사가 있다’는 걸 깨닫고 유통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인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2006년, 국내산 유기농 기장ㆍ조ㆍ수수 등 곡물을 파는 ‘천보올가닉’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엔 유기농 식품 시장이 크지 않은 탓에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친환경ㆍ건강식ㆍ자연식 잡곡까지 취급하기로 하고 2010년 사명을 ‘천보내츄럴푸드’로 변경했다. 쌀, 잡곡 외에 견과류, 곡물로 만든 가공식품, 오미자차, 구기자차 등의 제품군을 갖게 됐다.
곡물 생산ㆍ유통업체 가운데 천보보다 규모가 큰 곳은 광복농산, 두보식품, 월드그린 등 3개이지만, 친환경 곡물을 다루는 곳으로는 천보가 국내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도 친환경 곡물 유통의 선두주자로 천보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최정휘 대표는 “오너의 위치를 포기하는 건 웬만한 결단이 아니면 쉽지 않은 것”이라며 “(헤럴드와 한 식구가 된 만큼) 그동안엔 회사 내실을 다지는 데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미주, 일본 등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까지 소비자들은 천보라는 브랜드를 보고 곡물을 구매한 게 아니라 마트 곡물코너에 (진열돼) 있으니까 산 것”이라며 “앞으로는 “우리를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브랜드와 스토리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대형마트 3사에 고르게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며, 영업이익도 10%대를 기록해 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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