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비슷 새 예능, 유행인가 카피인가
KBS ‘마마도’ 카피 논란 시끌 MBC ‘진짜 사나이’ 군대 열풍 경찰관-소방관 체험 프로도
한 예능 프로그램이 히트하면, 곳곳에서 그와 연상된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다.
연예인의 군대 체험기 MBC ‘진짜 사나이‘가 크게 히트하자 SBS는 남녀 연예인이 합숙하면서 소방관이 되는 과정을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심장이 뛴다’를 제작하기로 하고 전혜빈 등을 캐스팅했다. KBS는 경찰관 도전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아빠와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며 관계와 소통을 만들어 가는 MBC ‘아빠 어디가’가 크게 인기를 얻자 KBS는 여행을 제외한 채 아빠와 아이와의 관계를 보여줄 ‘아빠의 존재’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정도는 양반이라 할 수 있다.
KBS는 노년 여배우들의 여행기를 담은 파일럿 예능 ‘마마도’(가제)를 선보인다. 출연자로는 김수미와 강부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한다. 제작진은 tvN ‘꽃보다 할배’<사진>와는 다르게 만들겠다고 하지만 ‘꽃보다 할배’의 아이디어에 기대고 있다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누가 봐도 ‘꽃보다 할배’의 할머니 버전이다.
‘정글의 법칙’의 여자 버전이나 아이들 버전을 제작한다면 SBS에서 하는 게 맞다. 마찬가지로 여성 연예인의 군 체험기를 담는 ‘진짜 사나이’의 여군 버전이 제작된다면 그것은 MBC에서 제작되는 게 순리다. 따라서 ‘꽃보다 할매’는 tvN의 특집용 정도로 제작되는 게 옳다. ‘꽃할매’를 KBS에서 제작한다고 하자 네티즌 사이에는 “도를 지나친 베끼기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MBC에서 ‘나는 가수다’가 히트할 때 명절특집으로 ‘트로트 나가수’를 방송해 남진 등이 출연한 적이 있다. 만약 ‘트로트 나가수’를 제목을 바꿔 MBC가 아닌 다른 방송국에서 방송했다면 거센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 예능은 방송국의 최고 격전지다. 지상파 3사중 시청률 1위를 하면 한 해 200억~300억의 광고수익이 들어온다. KBS ‘해피선데이’는 ‘1박2일’이 갈수록 ‘계륵’이 돼가고 있고 ‘맘마미아’는 존재감 자체가 거의 없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힘을 못쓰고 있는 KBS 예능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MBC도 ‘아빠 어디가’와 ‘진짜사나이’로 부활의 신호탄을 확실하게 쏘아올린 데까지 든 시간과 비용은 만만치 않다. ‘일밤’은 주목받지 못하는 코너들을 수없이 갈아치우는 긴 시행착오 끝에 6년 만에야 살아났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내놓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사나이’는 모두 첫 녹화 때는 망한 줄 알았지만 편집을 하면서 윤후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든가, 고된 훈련을 끝내고 돌아온 내무반에서 킥킥거리며 나누는 뒷담화 등 오히려 살아 있는 내용과 그림들이 숨어 있음을 알고 기존의 예능 구성을 완전히 버렸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디어와 기획이 아닌 아류로서 성공하겠다는 것은 금물이다.
TV평론가 김교석은 “지금 예능은 유행인지, 카피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경계선상에 있기는 하다”면서 “‘꽃보다 할배’가 히트한 것은 내용보다 선생님급의 배우들을 섭외해 일상적인 리얼 버라이어티로 담아낸 신선함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가 했으면 별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꽃할매‘는 그런 힘을 뺏어간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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