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8~9곳 거론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등 눈독 매입가격도 국내사보다 높을듯
“정부지원 R&D성과 그대로 유출 기술·시설, 통째로 넘겨주는 꼴” 업계 “섣부른 기업매각” 지적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및 후보물질에 대한 성과가 잇따르면서 ‘국부유출’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막대한 국부를 안겨다줄 수 있는 인적자원 및 기술, 시설이 통째로 해외 기업에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의 한 제약사에 대한 매각설은 소문에 그쳤지만 셀트리온 인수에 관심을 갖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늘고 있다.
후보군은 벌써 8, 9곳이 거론된다. 하나같이 쟁쟁한 다국적 제약업체들이다. 연말께 가야 윤곽이 나오겠지만 일단 해외 매각이 가장 유력시된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어떤 회사에 국한해서 지분을 매각한다고 정한 것은 없다”고 밝혔지만, 제품 판매와 글로벌 성장에 유리한 기업을 찾겠다는 방침에 비춰보면 국내사보다는 다국적사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매입가격도 국내사보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다급해진 다국적사들이 더 후하게 써낼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다국적사들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이다.
즉, 후진국에서도 비싼 항체의약품을 대신할 수 있는 저렴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처방받을 수 있게 해 시장을 넓힌 셈이다. 더구나 세계 각국은 건강보험재정 문제로 비싼 오리지널 항체치료제보다 약효는 같으면서도 가격이 30% 이상 싼 복제약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ㆍ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국부유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바이오업계 유일의 성공모델로서 긴 연구ㆍ개발(R&D) 기간을 거쳐 죽음의 계곡을 건너 제품화 시점에서 꺾이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반영된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면서 바이오업계 전체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 R&D 성과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기술매각이 아닌 기업매각은 문제”라며 “자체 성공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애써 키워서 외국자본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또 셀트리온의 연구개발ㆍ투자유치ㆍ공장건립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적지 않았음도 상기시키고 있다. 공적인 기대와 지원을 받았기에 섣부른 매각은 이를 저버리는 것이란 지적이다.
셀트리온 측은 이에 대해 “공적인 지원이 있긴 했지만, 고용과 재투자라는 과정을 통해 사회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7월 세계 첫 항체바이오시밀러이자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 개발에 성공해 국내 식품의약안전처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램시마는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램시마는 올 들어 지난 7월 유럽 식품의약청(EMA) 판매승인에 이어 일본 임상시험을 종료했으며,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는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했다. 6개월간 일종의 간이임상만 마치면 된다. 유럽뿐 아니라 브라질 등 신흥시장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셀트리온은 이 밖에 유방암치료제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CT-P06) 국내외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국내 허가를 신청했으며, 비호지킨스 림프종치료제인 리툭산 바이오시밀러(CT-P10)는 임상1상을 마치고 2상을 준비 중이다. 모두 오리지널 제품 시장만 60억∼80억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품목들이다.
또 항체바이오신약인 종합독감치료제(CT-P27)는 영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의 바이오기업 대표는 “왜 셀트리온이라는 바이오산업 대표주자가 매각 대상이 돼 있는지, 우리나라와 관련산업에 도움되는 해결책은 무엇인지 셀트리온도 업계와 함께 찾아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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