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내년 7월에 출범하는 통합 산업은행에 매년 2조원의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금융공사(정금공)의 흡수 합병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하는데다 STX그룹 등에 대한 부실 여신을 현실화하면 적자 규모가 대폭 확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악화로 세수가 적어 복지예산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합 산은에 매년 2조원의 자금 지원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28일 “금융위원회가 최근 비공개 경제장관회의에서 정책금융 개편방안을 보고하면서 산업은행에 매년 2조원의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밝혔다”며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산은이 대규모 정부 지원을 요구한 것은 배드뱅크인 정금공을 통합하면 산은의 재무 상태 악화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정금공은 70조원의 자산 중에 15조원이 무수익 자산(공기업 주식)이다. 산은이 정금공을 합병하면 무수익자산에 대한 이자를 매년 5000억~6000억원씩 내야한다.

통합으로 늘어나는 자산에 비해 자본 증가폭이 적어 BIS비율(자기자본비율)도 낮아질 수 있다. 두 기관의 통합으로 자산은 70조원이 늘지만, 자본은 4조원 느는데 그친다. 정금공이 보유한 산은지주 주식 18조1000억원을 유상감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BIS비율이 1.6%포인트 낮아진다. BIS비율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자본을 더 확보해야 한다.

또 STX그룹 등 부실 여신의 현실화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 금융당국이 STX그룹에 대해 여신을 고정이하(적립률 20% 이상)로 분류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STX그룹이 채무재조정에 들어간 만큼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예상 손실률을 계산해 충당금을 회계처리해야 한다. 즉 그만큼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호, 동부, 한진, 대우건설 등 건설ㆍ해운사의 주채무계열이 하반기에 부실화하면 충당금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산은의 올해 당기순손실이 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수가 모자란 상황에서 산은에 매년 2조원씩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산은에 정부 지원이 안되면 그만큼 중견ㆍ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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