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오너 미구엘 토레스 주니어
와인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샤또 라뚜르’는 프랑스 보르도를 대표하는 고급 와인으로 친숙할 것이다. 한 병에 1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이 와인이 5분의 1, 내지는 6분의 1 가격의 와인에 ‘판정패’를 당한 굴욕이 있었다. 스페인 와이너리 토레스의 ‘마스 라 플라나’가 1979년 파리 와인 올림피아드에서 ‘샤또 라뚜르’를 누르고 영예의 1위를 차지했던 것이다.
이 토레스 와이너리를 5대째 이어오고 있는 오너 미구엘 토레스 주니어<사진>를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토레스는 1870년부터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해 가족경영 원칙을 고집하고 있는 와이너리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과 칠레,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 포도밭을 보유하면서 칠레에서는 ‘만소 데 벨라스코’, 스페인에서는 ‘그랑 코로나스’ 등의 대표적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 토레스가 올해 한국 시장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라인은 ‘마스 라 플라나’ 등의 스페인 와인이다.
이날 미구엘 토레스 주니어는 “스페인 와인은 가격 대비 품질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은 유럽에서 포도밭 면적이 가장 넓지만, 포도 생산량은 많지 않다”며 “넓은 면적에서 적은 포도를 생산하면서 포도에 단맛을 응축시켰기 때문에 와인도 최상의 품질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바람 덕분인지, 스페인 와인은 최근 국내에서 무섭도록 성장하고 있다. 한국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올해의 와인 수입량을 봤을 때, 스페인 와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나 성장했다. 이는 미국, 칠레 등 주요 와인수입국 8개 국가 중 최대의 성장률이다.
토레스도 스페인 와인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에서 지난해에 비해 약 20% 정도 판매량이 신장했다. 특히 ‘마스 라 플라나’는 토레스가 와인을 수출하고 있는 160개국 중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다. ‘마스 라 플라나’의 인기에 대해 수입사인 신동와인 관계자는 “다소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균형잡힌 맛이 한국인의 취향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며 “ ‘마스 라 플라나’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로 인기여서, 일부 국가에서는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토레스는 와인 관련 연구ㆍ개발(R&D)과 친환경 활동에도 앞장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구엘 토레스 주니어는 “매년 150만~200만유로를 양조시설을 새롭게 만드는 등의 R&D에 쓰고 있다”고 전했다.
토레스는 와이너리에 1만2000㎡ 상당의 태양열 패널을 설치해놓고, 태양열 발전으로 얻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매년 가지치기할 때 나오는 포도나무 잔가지를 태워서 열에너지로 재활용하고, 포도밭 인근에 150㏊ 상당의 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까지 와이너리 배출 탄소량을 예년의 30%가량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지만, 지구 온난화가 포도 수확에도 영향을 미쳐 와인 생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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