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수는 국내 정상의 성악가로 활동하면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과 재계 주요 인사들과 많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자서전 ‘테너 박인수의 삶과 음악’을 통해 유명인사들과의 다양한 인연을 소개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는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전 대통령 등 대부분의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을 맺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합창단의 일원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잠깐 만났는데, 눈이 맑고 눈빛이 강해 마주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했다고 회고했다. 노 전 대통령과는 민정당의 ‘재해대책 자선음악회’에서부터 시작해 3당 합당 축하연 등에 초대돼 노래를 부르는 등 여러 차례 만났으며, 대통령 당선 후엔 청와대에서 독창회를 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독창회에서 성악계를 들끓게 한 ‘향수’ 논란에 대해 “이렇게 좋은 음악을 클래식에 대한 모독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라며 박인수를 옹호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1970년대 초 그가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있다가 풀려나 미국에 왔을 때 처음 만났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강연회에 초청받아 광고전단지에 두 사람의 사진이 크게 나기도 했다. 이를 본 모 기관원이 찾아와 ‘선구자’만은 부르지 말 것을 간곡히 요청해 ‘보리밭’과 ‘박연폭포’를 불렀다. 김 전 대통령은 박인수를 좋아해 당선 후에도 여러 차례 초청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현대그룹 회장 시절 고려대 최고경영자 과정 콘서트에 참석해 밤새도록 술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얘기한 일화가 있다.
재계 인사들과도 다양한 인연을 맺었는데, 삼성가(家)와의 인연이 독특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서울대 명예박사 학위 축하연에 초청돼 축가를 부른 것이 인연이 돼 이 회장의 회갑연에 초대돼 노래를 불렀다. 이 축하연에는 여러 가수가 초청됐는데,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은 소프라노 조수미를, 딸은 가수 신성훈을 초대했고, 이 회장이 박인수를 직접 지명해 초대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서울대 교수 정년퇴임 음악회를 삼성에서 후원받는 등 지원도 받았다고 회고했다.
정몽준 의원과는 축구 때문에 친해진 경우다. 그가 축구협회장으로 있을 때 국제경기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많이 불렀고, 그때마다 VIP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정 의원의 초청으로 노래를 하면 개런티 외에 비서를 통해 금일봉을 전해주곤 했다.
<박인수 약력> ▷1938년 서울 출생 ▷서울대 성악과 졸업 ▷1970년 오페라 주역으로 초청돼 도미(渡美). 줄리아드 음악학교 마리아 칼라스 장학생, 맨해튼 음악학교 장학생 ▷1983~2003년 서울대 음대 교수, 2003년 정년 퇴임 ▷2004년~ 백석대 석좌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국내외 각종 오페라 300회 이상 주연, 2000여 회 독창회 개최 ▷1991년, 1994년 방송대상 수상 ▷2011년 은관문화훈장 수상
이해준 문화부장/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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