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경색 쇼크에 회사채발행 연기 16조원 지연 기업 자금조달 차질 PMI지수도 9개월來 최저치
런민은행 긴급 자금 방출 불구 저성장 우려 성장률 전망 잇단 하향
중국 당국의 유동성 긴축 정책에 따른 시중은행 간 자금경색 쇼크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줄이 연기되는 등 중국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단기 콜금리 급등 등 신용경색이 본격화된 6월 들어 발행이 연기된 중국의 회사채 규모가 828억8000만위안(약16조2789억원)에 달하는 등 기업 자금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권 신용경색의 부작용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중소기업과 농촌의 숨통을 트여주겠다며 지난 1일 120억위안(약 2조2170억원)의 긴급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현재의 돈가뭄을 감안하면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이 신용버블의 주범인 그림자금융(비은행 대출)을 잡으려다, 때이른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기업 자금조달 비상=중국 정부가 그림자 금융 단속을 위한 돈줄 죄기에 나서자 기업들이 앞다퉈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고 나섰다.
단기금리 상승 등 시장 변동성을 회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회사채 발행 연기로 인한 기업 자금조달에는 비상이 걸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자체 조사 결과, 6월 발행이 연기된 중국의 회사채 규모는 828억8000만위안(약16조2789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6월 전체 사채발행액도 반토막이 났다. 춘제(설)를 제외한 중국의 월 평균 사채 발행 규모는 5000억~7000억위안에 달하지만, 6월에는 3000억위안에 그쳤다.
사채 발행을 보류한 기업은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헤이룽장(黑龍江)고속도로집단 등 42개 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 광시(廣西) 자치구의 국영 공항관리 회사인 광시공항관리집단은 지난달 27일 “시장 변동성이 심하다”며 “6억위안의 사채 발행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는 이유는 단기금리 상승 여파로 이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단기금리 급등세는 회사채의 대부분인 3~5년물 금리도 밀어올렸다. 지난달 20일 5년물 금리는 2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수요 전망이 불확실해진 점도 한몫했다. 그동안 중국 채권시장은 넘쳐나는 유동성에 급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돈줄 죄기와 성장둔화 심화 전망으로 최우량 등급 회사채 실적이 지난 2분기 6.37% 감소하는 등 시장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PMI 부진, 런민은행 120억위안 찔끔 풀어=신용 경색 여파가 실물경제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1일 유동성 투입에 나섰다. 이날 런민은행 사이트는 “중소기업과 농촌 등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재할인어음 한도를 120억위안 늘렸다”고 밝혔다.
재할인어음은 시중은행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할인어음을 중앙은행이 다시 할인해 주는 것으로,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최근의 극심한 돈가뭄 상황에서 120억위안은 갈라진 논바닥에 물 한 바가지 뿌린 수준이다. 신용경색은 이미 제조업 부문으로 전이되고 있다. 1일 HSBC가 발표한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48.2를 나타내 9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같은날 중국 정부가 발표한 PMI도 50.1로 전월의 50.8에 비해 0.7 포인트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부진이 수요 둔화와 재고 증가의 영향도 있지만 지난달의 신용경색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제조업 PMI를 집계한 HSBC의 취훙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간 시장의 신용경색이 중소기업의 자금 여건을 더 악화시켰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루리강 이코노미스트도 PMI 발표 뒤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신용경색이 6월 PMI를 낮춘 원인일 수 있다”면서 “지난달에 나타난 심각한 신용경색이 모든 부문의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중국의 성장률 전망은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조업 부진과 은행의 신용경색이 겹치면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인 7.5%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희라ㆍ천예선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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