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피해 어린이집 옮기자 “정신과진단서 내세요”황당 요구
아동학대와 운영비리 문제로 소란스러웠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던 부모들이 문제의 어린이집을 피해 다른 어린이집을 구하는 동안 입소 거부를 당하는 등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에서 발생한 보육교사 블랙리스트 사건처럼 서울에도 어린이부모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5월 교사가 아이들에게 폭언을 해 문제가 됐던 서울 강서구의 ‘A 어린이집’. 이 어린이집에 5살 된 아들을 맡겼던 주부 B(35)씨는 얼마 전 다른 유치원 등록을 마칠 때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B 씨에 따르면 A 어린이집 출신이라는 이유로 입소를 거부하는 인근 어린이집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B 씨는 “이전에 아이가 A 어린이집을 다녔다는 말을 하면 대부분의 어린이집들이 갑자기 ‘정원이 꽉 차 입소가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며 “심지어 보육 포털사이트에서 여유 정원을 확인한 곳에서도 ‘웹사이트 업데이트가 늦었을 뿐 정원은 다 찼다’는 핑계를 대며 입소를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A 어린이집 학부모 중에는 새 어린이집을 구하다 ‘아이가 괜찮은지 정신과 진단서를 받아오면 입소시켜 주겠다’ ‘문제 어린이집 학부모는 어린이집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고 예민하다’는 등의 말까지 들은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B 씨는 이어 “해당 어린이집과 교사가 잘못한 것이지,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강서구청 관계자는 “문제가 된 어린이집에는 지원금 지급 중지, 보건복지부 평가인증 취소 등 행정처분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바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따로 안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아동학대 발생 뒤 바로 다른 시설로 옮기도록 하는 아동복지시설과 달리,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피해 아동 부모의 선택이 우선”이라며 “어린이집은 보통 입소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먼저 편의를 봐주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건수는 135건이며, 이 중 신체학대가 51건, 욕설 등 정서학대가 15건을 차지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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